[정인교] 외로운 사랑 실천
기사입력 1997년 02월 25일 14시 59분
3점슛이 바스켓에 꽂힐 때마다 기아（飢餓）에 떨고 있는 아이들에게 빵조각이 안겨진다. 지금까지 3점슛으로 모은 사랑의 열매는 43만원. 15년이 넘게 선수생활을 해왔지만 노마크 찬스서 던진 3점슛이 빗나갈 때의 아쉬움이 요즘처럼 크게 남는 적도 없다. 미약한 체온으로 녹이기엔 너무나 차갑게 얼어붙은 세상. "더불어 세상에 온기를 불어넣을 분을 찾습니다." `사랑의 3점슈터' 정인교（鄭仁敎．28．나래）가 사랑의 실천을 함께할 독지가를 찾고 있다. 3점슛이 들어갈 때마다 아동기금（）에 1만원씩을 출연（出捐）하고있는 정인교가 지난 14일 처음 한국본부를 찾게 된 것은 `작은 개울이 큰 강물을 이룬다'는 생각에서 였다. 그러나 요즘 그의 나약한 힘은 극히 작은 물방울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또 그 물방울만으로는 메마른 대지를 적실 수 없다는 현실도 절감했다. 그렇지만 냉혹한 이치 앞에서 그는 절망하지 않았다. 더 큰 물방울을 만들기 위해 정인교는 25일 스포츠조선_ 프로농구대상 2월 셋째주 MVP로 선정돼 받은 상금 50만원도 망설임없이 에 쾌척하기로 했다. 25일 현재까지 터뜨린 43개의 3점슛에서 출연한 43만원에 상금 50만원을 합하면 93만원. 전운에 휩싸인 뒷골목을 병들고 헐벗은 채 배회하는 수억명의 아이들에게 돌아가기엔 여전히 미미한 액수에 불과하다. 물론 그의 어깨에 힘을 넣어주는 가슴이 따뜻한 사람들도 없진 않았다. 소속팀인 나래 구단이 최근 `사랑의 3점슛'에 동참하기로 결정하고 조만간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한국본부도 정인교와 함께 사랑을 나눌 독지가를 일찌감치 찾아나섰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 `사랑으로 충만한 세상.' 그 아름답고 따뜻한 세상을 그리며 오늘도 정인교는 3점슛을 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