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희진] '아니 이럴수가' 언니 애인을 뺏다니!
기사입력 1997년 02월 25일 14시 54분
"밤은 제가 책임질게요."
이 TV의 새일일드라마 `세번째 남자'(극본 이홍구, 연출 이병훈)로 오후 시간대 채널 장악에 나섰다.
은 현재 TV 일일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에 출연중. 불과 한시간 간격을 두고 연달아 시청자들을 찾아가게 된 것이다.
"이건 완전히 모 아니면 도예요. 두 드라마 모두 망하거나 아니면 성공하거나. 부담이 크죠."
이 `세번째 남자'를 하게 된데는 오랜 인연의 끈이 작용했다.
은 10여년전 아역탤런트로 활동할 때 이병훈 제작위원과 TV `조선왕조 500년'을 함께 했던 적이 있다.
그녀를 잊지 않고 있던 이병훈 제작위원이 3년만에 제작 현장에 돌아와 "같이 작품을 해보자"라는 제의를 한 것이다.
"워낙 개성이 강한 역이라 고민을 많이 하셨대요. 그런 역을 맡긴다는 것은 저를 쓸만한 배우로 인정해 주신다는 뜻이잖아요. 기분이 좋더라구요."
`세번째 남자'에서 이 맡은 역은 적극적이고 이기적인 송하연. 착한 언니 송채연()과 대조적인 품성을 갖고 있다.
"편애를 받는다는 생각에 오히려 가족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도 서슴지 않죠. 언니의 첫사랑을 빼앗아 가고, 대학 때는 학생운동에 참여해 아버지를 난처하게 만들고."
`세번째 남자'의 현재 시대적 배경은 78년. 두 자매가 고등학생일 때부터 얘기가 시작되므로 은 오랜만에 갈래머리를 하고 카메라 앞에 섰다.
덕분에 `남자 셋 여자 셋'을 하면서 빨간색으로 물들였던 앞머리를 1주일만에 원상복귀시키기도.
이후 두 자매의 인생굴곡이 10여년의 세월에 걸쳐 펼쳐지는 `세번째 남자'에서 은 30대 주부의 모습까지 선보이게 된다.
따라서 그간 주로 `어리고 예쁘며 사랑 받는' 역만 해온 그녀에겐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처음 해보는 못된 성격에 언니의 남자를 유혹하는 역을 얼마나 잘 소화해낼지, `남자 셋 여자 셋'과 얼마나 다른 분위기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도 걱정인 것.
또한 앞선 TV 일일드라마들이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 조기종영된데 대한 심적 부담도 만만치 않다.
"지금 심정은 큰 경기를 앞둔 선수 같아요. 운동 선수는 단지 열심히 경기에 임할 수밖에 없잖아요. 심판은 제 몫이 아닌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