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Y파일] 'BB'가는곳마다 비가 주르룩
기사입력 1997년 02월 25일 14시 51분
연예인들은 징크스를 한가지씩은 꿰차고 다닌다. 남자를 버리고 그를 위로하는 여자의 통쾌함이 곁들인 `비련'을 불러 여성들에게 긍지를 심어 주었던 `BB(Best & Beautiful)'의 채소연, 윤이지. "여자만 사랑의 아픔? 그건 옛날이지. 이런 사실은 하늘도 안다구요." 정말 그래서 일까? 그 이후 BB에게는 묘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 첫 번째 일은 강원도 인제에서 TV `우정의 무대' 녹화 현장 드라이 리허설. 사방을 둘러싼 산허리에서 불어오는 바람조차 무색할 정도로 푹푹 달아 오르는 한 여름 날씨. "땀이 줄줄 흐르는 구만. 비나 좍좍 내렸으면." 손수건을 흥건히 적신채 투덜거리는 스태프들의 푸념. 그를 곁에 두고 멜로디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채소연, 윤이지. 순간 `후두둑'빗줄기가 떨어진다. "어허, 시원하다. BB가 비를 불러 왔구만." 그로부터 며칠 후 SBS TV `좋은 친구들' 야외 녹화. BB가 무대에 오르기 무섭게 멀쩡하던 하늘이 이맛살을 찌푸리고 한줄기 비를 쏟아붓고. 그 이후에도 이 같은 사건은 꼬리를 문다. TV 드라마 `신고 합니다' 녹화현장인 강원도 철원 산중턱. BB가 나타나자 비는 여지없이 강원도 철원 산중턱까지 따라 붙는다. 용인 야외무대에서 펼쳐진 TV 생방송 `인기가요 50'에서도 또 한차례 비 소동. 발목을 물속에 잠근채 어렵사리 방송을 끝낸 BB는참다못해 그 길로 유명하다는 미아리 점쟁이를 찾아간다. 도끼 눈을 뜨고 두사람을 뚫어지게 쳐다 보던 털복숭이 점쟁이. "비를 몰고 다니는구만！ 비가 곁에 없으면 불러서 다니구！ 허긴 BB니까." "저, 와 인연을 끊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요?" "어허, 이런 미련한 것들 허구. 좋은 비를 왜 끊어！ 환장들을 했구먼！ 봄에 오는 비는 만물을 소생시키는 근원이여！ 여름 비는 만물의 성장이구！ 비 때문에 대성하겠어！ 더 듣고 싶어? 할 얘기 없으면 복채나 듬뿍내구 가！"
점쟁이의 말에 신이 난 채소연, 윤이지. 점집을 나오면서 꾸물거리는 하늘에다 대고 오랜만에 양팔을 벌리고 기지개를 편다. "비야 내려라！ 좍좍 내리라구. 히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