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팀] 부실한 허리 어찌할까
기사입력 1997년 02월 24일 14시 39분
`허리가 허전하다.' 홍콩과의 98프랑스월드컵 아시아지역 1차 예선 첫 경기서 의외로 고전한 차범근 감독이 새로운 고민에 휩싸였다. 당초 게임메이커로 낙점한 （24．유공）이 잦은 부상으로 제 역할을 못함에 따라 대안을 물색하고 있으나 딱 부러지는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고 있는 것. 한국이 지난 22일 홍콩전서 전반내내 불안한 경기를 펼친 것도 수비진과 의 허리가 동시에 부실했기 때문이라는게 중론이다. 물론 경기를 앞두고 무릎에 물이 고이는 고질병이 도지는 바람에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고는 하지만 최근 의 컨디션이 계속 바닥을 기고 있는 것은 부상만으로 치부하기엔 뭔가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 올림픽팀에서 갑자기 국가대표 1진의 게임메이커라는 중책을 맡은 정신적인 중압감과 함께 상대에 따른 플레이의 기복도 엿보인다. 실제로 은 움직임이 큰 서구 선수들에게는 비교적 잘 통하는 반면 상대가 밀착마크할 경우 특유의 발놀림과 패싱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을 보여왔다. 한국의 1차예선 2번째 상대인 태국이 전통적으로 까다로운 상대로 여겨지는 이유도 플레이가 거칠고 여유를 주지않는 스타일이라는데 있다. 꼭 그렇지 않더라도 은 현재의 무릎부상이 치유되려면 최소 1주일이 필요하다는 의료진의 진단에 따라 오는 3월 2일 태국과의 원정경기에는 출전하기 힘들다. 이에 따라 차감독은 일단 유상철（26．현대）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끌어올려 게임메이커를 맡길 참이다. 하지만 유상철 역시 순간적인 재치를 요하는 게임메이커로서는 동작이 크고 빠르지 못한 단점이 있다. 또다른 대안으로 국제경험과 기량을 두루 갖춘 최문식（26．상무）을 떠올릴 수 있으나 차감독은 게임메이커보다 공격쪽에 비중을 두는 인상이다. 한국 특유의 기동력축구를 살릴 수 있는 게임메이커는 과연 누구냐. `차범근 사단'은 당분간 이에 대한 해법찾기에 몰두해야 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