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사랑방] 묘약소문 DHEA 구입열풍
기사입력 1997년 02월 24일 14시 21분
◇…등소평 사망과 황장엽 망명, 한보수사 마무리 등으로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가 들썩거린 한주였지만 선수들의 땀방울은 잠시도 식지 않았습니다. 먼 타국에서 8개구단 선수들이 어떻게 겨울을 나고 있는지 한번 살펴볼까요. ◇…LG가 괌에 야구공 1천개를 흘리고 오게 생겼습니다. 힘이 남아도는 타자들이 많은 때문인지 프리배팅 때마다 연신 타구를 외야 담장 밖으로 넘기기 때문인데요. 훈련장인 데데도구장과 파세오구장은 펜스 너머가 바로 주택가와 바다라서 공을 제때 찾아오기도 힘듭니다. `주범'은 LG 타선의 쌍포 심재학과 이병규를 비롯해 송구홍 에다 부쩍 힘이 붙은 등이지요. LG는 이번 전훈을 위해 15박스（1천800개）의 공을 준비했지만 훈련 열흘만에 5박스 밖에 남지 않아 오는 27일부터의 오키나와캠프에는 다시 새 공을 공수하기로 했습니다. ◇…삼성 감독이 `일등 요리사'로 변신했습니다. 백감독은 미국 전지훈련 마지막날인 지난 19일（한국시간） 저녁 다저타운내 조리실에 들어가 `일본 된장국'을 직접 만들어 선수들에게 나눠줬습니다. 미심쩍어 하면서도 `예의상' 반 그릇씩 퍼온 선수들은 한 두숟갈 맛을 보자 태도가 돌변, 앞다퉈 "한 그릇 더∼"를 외치더군요. 호기심 어린 눈으로 쳐다보던 선수들까지 가세해서 2∼3그릇씩을 깨끗이 비워 된장국은 10분만에 동이 났습니다. 특히 는 무려 5그릇이나 해치워 `대식가'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현대 `섹시 가이' 이숭용의 인기가 대단합니다. 지난 20일 현대 직원들은 한국에서 배달된 라면박스 크기의 소포를 받고 깜짝 놀랐는데요. 한국의 한 여학생팬이 이숭용 앞으로 보낸 이 박스 속에는 비행기 탁송 요금 6만원이 들었다는 쪽지와 함께 초콜렛과 사탕 등 온갖 먹거리가 가득 차 있었던 거죠. 모두가 감탄했고, 실컷 군것질을 하며 즐거움 시간을 보냈습니다. ◇…미국 전훈팀에는 `DHEA'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미국 플로리다에 둥지를 튼 삼성과 현대는 도착 첫날부터 주변상가를 찾아 `현대판 불로초'로 알려진 DHEA를 싹쓸이했지요. 이를 지켜본 상점주인은 "최근 미국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지만 한국사람들의 극성은 못말릴 정도"라며 혀를 내두른 뒤 "아직 정확한 효능이 검증되지 않은 사실을 알고나 사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습니다. ◇…하와이로 간 해태도 마찬가지입니다. 감독은 하와이에 도착하자마자 "어디서 DHEA를 구할수 있냐"며 구단직원들을 닦달하더군요. 유남호코치도 휴일마다 쇼핑센터를 찾아다니며 `DHEA 사냥'에 나섰는데 간신히 2통을 구하고선 "너희들도 늙어봐"하며 겸연쩍어했습니다. ◇…한화가 스프링 캠프를 차린 호주 시드니에는 때아닌 `영양탕' 바람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 18일 강석천, 홍원기가 영양탕으로 원기회복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선수들이 너도나도 한인식당을 찾아 몸보신에 여념이 없더군요. 몸보신에 성공한 선수들은 "호주에서 보신탕을 먹게 될 줄은 몰랐다"며 흡족한 표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선수들이 먹은 것은 개고기가 아니라 양고기를 사용해 만든 영양탕이라고 합니다. ◇…삼성은 미국 플로리다 다저타운 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한지 사흘만인 지난 23일 2차 전훈지인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했습니다. 단 이틀만 쉰 채 태평양을 오가는 강행군이라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에 지쳐 버리지나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삼성이 미국 잔류를 포기하고 굳이 오키나와로 간 것은 메이저리거들이 스프링캠프를 위해 속속 도착, `주인'에게 숙소를 내줘야 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22일 `최후의 연봉 미계약자'로 남아있던 OB 가 결국 구단제시액인 5천만원에 도장을 찍고 말았습니다. 이 과정을 지켜보면서 역시 OB는 `대단한 구단'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우리 팀에 1억원짜리 선수는 없다"고 빗장을 건뒤 간판선수들인 와 의 연봉을 각각 9천8백만원에 맞췄고 신인 진갑용과의 계약금 싸움에서도 구단제시액을 고수한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