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초콜릿이 좋은 6가지 이유
기사입력 1997년 02월 24일 14시 06분
필자는 양복을 잘 입지 않아서 치른 적이 거의 없지만 아직 `착복식'이라는 것이 있는지 모르겠다. 착복식이 뭔가를 모르는 사람을 위해 간단히 설명한다면 새 양복을 입은 사람이 주위 사람에게 점심이나 하다 못해 커피라도 한잔씩 돌리는 의식이다. 원 세상에 새 옷 한벌 입었다고 주위 사람에게 한턱 내는 민족은 우리나라 사람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는 그만큼 명분을 좋아한다. 이런 이유로 한잔 저런 이유로 한잔 하다가 나중에는 아무런 껀수가 없어서 맹숭맹숭하다고 한잔 하기까지 한다. 그러다 보니 명절이니 기념일 만들기도 아주 좋아하는데 이 달 2월에 있었던 `밸런타인 데이(2.14)'를 응용해 별 희한한 날까지 다 만들어 두고 있다. 1.14: 다이어리를 선물하는 다이어리 데이 3.14: 남자가 사랑고백하는 화이트 데이 4.14: 짝없는 사람들끼리 만난다는 블랙 데이 5.14: 노란색 옷입고 카레를 먹는다는 옐로 데이 6.14: 장미가 예뻐서 로즈 데이 7.14: 소주를 마시자는 그린 데이 8.14: 은과 같다는 실버 데이 9.14: 좋은 사람과 사진을 찍는다는 포토 데이 10.14:와인을 마시는 와인 데이 11.14:영화를 보는 무비 데이 12.14:이런 저런 행사가 많은 12월만 유일하게 건너뛴다. 어쨌든 이런 날마다 선물을 주고 받게 마련이어서 특히 초콜릿가게 주인들은 한달에 한 번씩 입이 찢어질 것 같기도 하다. 말이 나왔으니 얘긴데 아이들이 자기 몸에 있는 이상한 것을 주고 받는 일(서양에선 삼바축제니 크리스마스날이니 해서 무조건 섹S를 저지른다)대신에 초콜릿같은 과자로 때우는 것은 상당히 건전하다. 사실 초콜릿이 색사(色事)보다 훨씬 좋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몇가지 생각 나는 것들을 적자면 1. 초콜릿은 크기가 문제 되지 않는다. 2. 나이 많은 사람도 초콜릿은 쉽게 먹을 수 있다. 3. 침대에서는 물론,사무실 소파같은 데서도 거리낌없이 먹을 수 있는 것이 초콜릿이다. 4. 초콜릿은 세게 깨물어도 괜찮다. 5. 초콜릿은 운전 중에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 6. 초콜릿은 흐물흐물 물렁물렁해도 그 나름의 맛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