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예선] 첫 출산이 힘든법
기사입력 1997년 02월 23일 15시 33분
`첫걸음은 역시 힘든 법.' 한국 월드컵 축구 대표팀이 22일 홍콩을 맞아 고전 끝에 2대0의 승리를 거두고 98프랑스 월드컵을 향한 1차 관문을 통과했다. 일방적인 승리를 거둘 것이라던 예상과는 달리 시종 오금을 졸여야 하는 승부였다. 그러나 이날 경기 결과만으로 한국 축구의 수준을 가늠하기란 아직은 시기상조다. 상대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치러지는 1차전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과는 지난 3차례의 월드컵 예선 1차전과 2차전의 스코어를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있다. 지난 86년 멕시코 월드컵 예선 때도 한국은 네팔과의 1차전에서 고전 끝에 2대0 승리를 거뒀으나 2차전에선 4대0으로 대승했다. 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예선 1차전서는 싱가포르에 3대0 완승을 거뒀고 2차전서도 같은 스코어를 기록했다. 지난 94년 미국 월드컵 예선 때도 한국은 예선 첫경기에서 약체 바레인에 0대0 무승부를 기록, 불안한 출발을 보였으나 2차전서는 3대0 완승을 이끌어 냈다. 결론적으로 최근 치러진 3차례의 월드컵대회 1차 예선은 한국으로선 2차전에 비해 힘든 경기였다는 평가다. 단 한차례도 2차전이 1차전보다 어려운 경우는 없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아무리 약체라도 4년 주기로 열리는 월드컵의 티켓이 걸린 1차전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면서 "선수 코칭스태프 모두 안전하게 경기를 이끌려고 하는 조심성이 오히려 플레이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