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Y파일] 홍진경 첫 눈물연기
기사입력 1997년 02월 23일 15시 02분
기자에게 연기 중 `가장 어려운 역할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개 `눈물 흘리는 연기'거나, `남녀 간에 사랑을 나누는 연기'임을 털어 놓는다. 슈퍼 모델 이 처음 영화에 출연했을때의 일화 한토막. 영화 `천재 선언'의 야간 촬영이 한창 진행 중인 새벽2시 독립공원 지하실. "감독님！ 여기 두었던 눈물이 없어졌어요. 어떡해요?" 급조된 비밀 요정. 호스티스로 분장한 이 짓궂은 남자들의 틈바구니에서 눈물짓는 신을 촬영 중 NG때문에 잠시 촬영을 멈춘 이장호 감독이 의 뜻하지 않은 질문에 급히 몸을 튼다. "뭐라구? 눈물이 없어지다니?" "안약말예요. 요 옆에다 놓아 두었는데 없어졌단 말예요." 그때서야 비로소 알아들은 이감독이 `낄낄'거린다. 처음 해보는 영화지만 은 감정을 잡고 완벽하게 눈물 흘리는 연기를 했는데도 거듭되는 NG때문에 눈물이 메말라 할 수 없이 안약을 사용했던 것. 그 안약을 눈물이라 했으니 재치있는 다운 발상일 터. "저 미안합니다. 카메라에 걸리길래 잠깐 치워 놨어요. 여기." 촬영 스태프가 건네 준 안약은 의 눈꺼풀 속에서 또 다시 눈물을 만든다. "！ 안약 넣었지? 그럼 57신！ 다시 갑니다. 레디 액션！" 에게 총을 겨누며 술을 마시도록 위협하는 10여명의 사내들. "캇！ NG！ 진경이 말야！ 고개를 들어 멍한 눈초리로 위를 쳐다보란 말야. 그러다가 고개를 숙이면 안약이 주루룩. 이건 자동빵야！ 자, 다시！ 레디 액션！" 열대여섯번 차례만에 겨우 촬영을 끝내고 은 이마에 흐른 땀을 닦아 내린다. "진경아 그렇게 힘들었어? 허기사 NG가 그렇게 많이 났으니 눈물이 메마를 수밖에. 아무튼 안약 덕 톡톡히 봤네. 5분만 쉬고 다음 장면！" 이때 눈시울을 수건으로 훔치던 이 훌쩍거리며 너스레를 떤다. "감독님！ 안약은 눈병을 고쳐주는 거잖아요? 그런데 안약을 무진장 넣었는데도 눈이 충혈되는 걸 보면 이거 나쁜 안약인가 봐요. 다음부터는 유명메이커것 써요. 그리구요." 알듯 모를듯. 느릿느릿 질문인지 혼자말인지 순진한건지 내숭인지 모를,가뜩이나 밤샘 촬영으로 몽롱해진 의 말은 뭐라는건지 대책이 안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