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예선] 국가연주놓고 한국-홍콩 실랑이
기사입력 1997년 02월 22일 14시 35분
○…한국－홍콩의 경기에 앞서 열리는 공식행사 때 국가의 연주여부를 놓고 한동안 실랑이. 오완건 단장은 21일 저녁 숙소에서 있은 매니저 미팅에서 홍콩측으로 부터 "공식행사 때 국가를 연주하지 않기로 했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고 "（） 규정에 어긋난다"며 강력히 이의를 제기. 이에 대해 홍콩측은 "홍콩이 오는 7월1일 중국으로 귀속을 앞두고 현재 영국과 중국 정부사이에 끼여 미묘한 처지에 놓여 있기 때문에 각종 공식행사에서 국가를 연주하기가 곤란하다"며 오단장에게 거듭 양해를 구했고 결국 국가 대신 가（歌）를 연주하기로 합의. ○…한국이 공식행사 때 애국가를 연주하지 않는 것에 합의한 대가로 유니폼 색깔에선 홍콩측의 양보를 얻어냈다. 한국과 홍콩선수들의 주（主） 유니폼 색깔은 모두 빨간색으로 주최측에 대한 배려차원에서 당초 한국이 파란색의 보조유니폼을 입을 예정이었지만 21일 저녁 있은 매니저 미팅에서 한국이 빨간색 유니폼을, 홍콩이 흰색 유니폼을 입는 것으로 최종 결론. ○…"머리 좀 더 드세요." 21일 오후 한국 대표팀이 연습을 한 홍콩 스타디움 주변에선 한국과 홍콩 기자들간에 포즈 취해주기가 이채. 운동장 관리소측이 선수들의 신변안전을 위해 이날 외부인의 출입을 금하자 30여명의 양국 기자들은 운동장 쇠창살 사이로 연습장면을 지켜봤는데, 현장에 있던 카메라기자들은 이 광경을 필름에 담기 위해 서로에게 포즈를 취해줄 것을 부탁하며 셔터를 눌러댄 것. ○…차범근 감독은 21일 오후 경기장인 홍콩 스타디움에서 연습을 마치고 나온 뒤 "운동장 잔디상태가 너무 좋아 선수들이 제기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그라운드 컨디션에 만족감을 표시. 스타디움 주변에 있던 축구협회 관계자들도 "이 정도의 운동장 시설만 갖추고 있다면 월드컵을 치러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며 부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