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 만만디 타격왕
기사입력 1997년 02월 22일 14시 26분
삼성 （28）은 느긋하다. 24일간의 미국 전지훈련동안 헛방망이질만 연발, 코칭스태프의 애간장을 태웠지만 조금도 개의치 않는다. 당초 목표했던 훈련량을 초과 달성했기 때문이다. "저 선수, 맞아?" 다저타운을 방문한 현지 교민들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수군거릴 정도였다. 등 팀내 주전투수들과 상대한 실전타격에서는 내야땅볼 혹은 헛스윙으로 물러났다. 어쩌다 공이 내야를 벗어난 경우는 모조리 파울볼. 지난 18일（한국시간） 청백전에선 백팀 3번타자로 나가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김용철 타격코치를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걱정이 태산이지만 정작 본인은 "난 원래 페이스가 늦게 오르는 스타일"이라며 무사태평이다. 지독한 부진속에서도 다운 모습을 보인 때는 바로 프리 배팅훈련. 10개중 7∼8개의 공을 담장을 넘기거나 펜스를 맞혔다. 4∼5개의 홈런을 치고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는 내야수 김승관（21）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파워를 선보인 것. 은 "스프링캠프때 페이스가 너무 좋으면 시즌중 곤두박질 칠 위험이 높다. 차근차근 페이스를 올려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페이스를 올릴 시점으로 잡은 것이 바로 23일부터 시작되는 오키나와 전지훈련. 현재 바닥인 컨디션을 70∼80％까지 끌어올린 뒤, 시범경기와 마무리 훈련 등을 통해 4월12일 시즌 개막전에 베스트 컨디션을 맞춰 놓는다는 복안이다. 은 "작년에도 4월 타율이 0.261에 불과할 정도로 초반 페이스는 저조했다. 실전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