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양] 배짱으로 던진다
기사입력 1997년 02월 21일 15시 21분
`터프 가이로의 변신.' 삼성 투수 최창양（24）이 거칠어졌다. 지난 20일 미국 다저타운에서 귀국한 최창양은 까맣게 그을린 얼굴탓인지 외모에서부터 강인한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이번 전지훈련에선 기술적인 부분과 함께 승부근성을 키우는데 힘썼다." 악바리로의 탈바꿈. 강해지기 위한 최창양의 몸부림에는 이유가 있었다. 지난시즌 주자만 나가면 페이스를 잃고 4구를 남발, 무려 74개의 4구를 허용하며 `새가슴'이란 달갑지 않은 별명을 얻은 아픔이 있기 때문이다. 최창양의 변신에는 인스트럭터로 초빙된 글렌 그렉슨 투수코치의 조언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전훈 둘째날이던 지난달 29일 그렉슨 코치는 최창양에게 "（안타） 맞는 것을 두려워하기 시작하면 투수의 생명은 끝"이라며 배짱있는 피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창양은 곧바로 실천에 들어갔다. `오기'를 키우기위해 운동장과 수영장을 오가며 탈진할때까지 달리는 극한 러닝과 수영을 반복했다. 지난 5일에는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면서도 평소 훈련량을 그대로 소화, 주위를 놀라게 했다. 효과는 실전에서 바로 나타났다. 지난 18일 청백전에서 2이닝 동안 3안타를 허용하며 3실점했으나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고 마음 먹은대로 공을 뿌려 댔다. 권영호 투수코치는 "3실점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도 삼진을 2개나 뺏어냈다는 것이 큰 성과"라며 흡족해했다. 작지만 소중한 변화를 이끌어낸 것. 최창양은 "야구선수에게 배짱과 근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번 전훈을 통해 깨달았다. 올시즌엔 도망가는 피칭을 보이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큰소리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