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커] 공중전 도사
기사입력 1997년 02월 20일 14시 54분
사람들은 그를 `에어 워커（Air Walker）'라고 부른다. 바스켓이 코트가 아닌 공중에 걸려있듯 모든 플레이가 공중에서 이뤄지는 농구에서 `에어（공중）'란 단어는 최고의 수식어. （） 슈퍼스타 마이클 `에어' 조던（시카고 불스）이 대표적인 케이스이고 국내 최고 스타 （대구 동양 오리온스）에게도 `에어'란 수식어가 붙어 있다. 19일 현대전에서 한국프로농구 사상 첫 트리플 더블의 대기록을 수립한 SBS의 포인트가드 제럴드 워커（24）. 그는 1m84의 단신으로 일견 `에어'란 수식어와는 거리가 먼 선수다. 그러나 가공할 점프력과 체공력을 이용해 덩크슛 스카이슛 리바운드 등 공중에서 할 수 있는 모든 플레이를 완벽하게 구사한다. 그래서 워커는 벌써부터 `오빠부대'를 거느린 첫 용병이 됐으며 워커의 플레이에 매료된 팬들은 그의 이름을 활용, `Walk in the air, Walker'란 플래카드를 들고 그를 성원한다. 워커가 19일 21득점 13어시스트 11리바운드로 한국프로농구 최초의 트리플더블러가 될 수 있었던 것도 본업인 포인트가드로서의 뛰어난 피딩（볼배급）능력과 득점력은 물론 장신센터들을 제치고 11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낸 `공중전 능력'이 결정적이었다. 워커는 미국 샌프란시스코대 출신으로 대학시절 서해안（태평양）리그（WCC）서 3년연속 스틸왕을 차지했으며 2년연속 팀내 득점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LA에서 열린 （）의 용병선발테스트에서 워커는 각 구단관계자들을 한눈에 매료시켰으나 라는 좋은 포인트가드를 보유하고 있는 선발 1순위팀 기아가 센터 클리프 리드를 지명하는 바람에 2순위 선발팀인 SBS의 품에 안겼다. 오른쪽 팔뚝에 시거를 문 남자의 문신이 인상적인 워커는 16명의 용병중 유일한 이슬람교 신자. `금요일의 기도자'라는 뜻의 `JUMA'라는 이슬람교식 이름도 갖고 있는 워커는 금요일인 21일 나래와의 서울경기서 다시 그의 괴력을 선보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