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규] 속이 탑니다
기사입력 1997년 02월 20일 14시 53분
OB （25）에겐 요즘 집으로 걸려오는 통화량이 부쩍 늘었다. 대개 신문사 기자로부터 걸려오는 전화다. 일간지는 물론 연예잡지사에서도 연락이 온다. "계약은 어떻게 됐습니까?" "훈련은 하고 있나요?" 등등 물어보는 말들은 비슷하다. 가 갑자기 언론의 관심 대상으로 떠오른 것은 바로 프로야구 `최후의 미계약자'로 남아있기 때문. 일찌감치 연봉 재계약을 마친 다른 선수들은 해외캠프에서 훈련에 한창인데 유독 만은 풀리지 않는 연봉 실타래를 끌어안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96시즌에 7승11패, 방어율 3.99를 기록한 는 그동안 수차례의 연봉협상을 통해 작년 4천300만원에서 1천700만원（36.2％） 오른 6천만원을 주장해 왔다. 구단은 이미 계약을 끝낸 다른 선수들과의 형평성 등을 들어 5천만원에서 한푼도 올려 줄 수 없다는 입장. 일본 전지훈련까지 불참한 는 2주간의 호주 개인훈련을 마치고 지난 7일 귀국, 구단과 한차례 면담을 더 가졌으나 종전입장을 확인하는데 그쳤고 현재는 서로 연락이 없는 상태다. 이제는 단순히 연봉 줄다리기가 아니라 구단과 선수간의 자존심싸움으로 번진 셈이다. 모교인 성남고등학교에서 개인훈련을 하고 있는 는 지난 19일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받은 팀선배 의 병실을 찾았다. 하지만 후배의 입장을 이해하지만 병상에 누워 있는 이나 연봉문제로 자칫 올시즌을 망칠 수도 있는 나 답답한 심정은 마찬가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