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첫우승 날아라 독수리
기사입력 1997년 02월 20일 14시 52분
한화의 전지훈련장인 어번구장에 불꽃이 튄다. 감독에서부터 투수코치까지 모두 8명의 코칭스태프가 달라붙어 펑고를 치다보면 선수들은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한가롭게 휴식을 취할 겨를이 없다. 최근 3년을 통틀어 가장 혹독한 전지훈련인 것. 게다가 훈련량의 기준을 1∼2년생에 맞추다보니 고참선수들은 체력의 한계를 느낄 정도다. 일부 선수들이 `지옥훈련'이라고 부르는데서도 훈련의 강도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한화가 예년에 볼 수 없이 훈련의 고삐를 죄는 이유는 어느 해보다 주전 경쟁이 치열한 까닭이다. 마운드에서는 송진우 을 제외하고 안심할 수 있는 선수가 없다. 최고시속 151㎞의 공을 뿌리는 신인 과 부상에서 회복한 , 작년 군에서 제대한 노장진이 좋은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어 선발진 재구성이 예상된다. 마운드는 그래도 나은 편. 수비는 1루에 을 제외하고 확정된 주전이 없을 만큼 바늘구멍이다. 작년 임수민이 버티던 2루는 김용선이 부상에서 복귀했고 유격수는 허 준, 정경훈외 신인 백재호가 가세하면서 경쟁률이 4대1로 치솟았다. 외야에서는 송지만이 느긋할뿐 강석천 임주택은 `가시방석'이다. 지난해 슬럼프에 빠졌던 의 공백을 너끈히 메운 가 최근 외야 수업을 받고 있어 더욱 위협을 느낀다. 감독은 "기량이 엇비슷해 컨디션에 따라 주전을 뽑을 계획이다. 이번 훈련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처질 수 밖에 없다"며 선수들의 주전경쟁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 앞에서는 정다운 동료지만 돌아서면 라이벌이 되는 프로의 세계. 적자생존의 냉엄한 원칙을 체험하고 있는 한화가 올시즌 어떤 결과를 나을지 두고 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