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올 봄 거리엔 꽃무늬 물결
기사입력 1997년 02월 20일 14시 51분
이젠 아무도 미니멀리즘이나 밀리터리룩을 말하지 않는다. 입춘과 우수를 지나 봄을 저만치 두고, 패션동네 사람들은 온통 로맨티시즘에 대해 이야기한다. 봄은 여성들의 계절. 올 시즌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로맨티시즘의 대표적인 아이템은 화려하고 정열적인 각종 꽃무늬 프린트물이다. 봄과 꽃과 여인 그리고 로맨티시즘이 한데 어울려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연출하는 것이다. 공해에 찌든 오염된 환경에서 살면서 상쾌한 자연을 갈망하는 인간의 소망을 패션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 그 중에서도 남색에 가까운 청색, 어두운 톤의 붉은색, 오렌지색, 보라색등 풍부한 색감을 지니면서 민속풍의 느낌을 주는 문양이 강세를 띨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파리나 밀라노와 같은 해외 유명 컬렉션에서 존 갈리아노, 크리스티안 라크르와, 돌체 앤 가바나 등 세계 톱디자이너들이 제안한 아이템이 SFAA 컬렉션, 뉴 웨이브 인 서울컬렉션을 거쳐 이제 거리를 누비고 있는 것이다. 꽃무늬의 경우 작고 세밀한 것에서 색상 대비 효과를 살린 커다란 무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복고풍의 흐름을 타고 정교한 느낌을 절제한, 소박한 디자인의 60∼70년대식 제품이 매장에 많이 등장하고 있는 것도 눈길을 끈다. 화려한 꽃무늬 프린트물 옷들을 돋보이게 만드는 의상이라면 단연 원피스. 하늘거리는 시폰, 레이스, 저지류등 속이 비치는 가볍고 부드러운 소재의 원피스가 여성들에게 싱그럽게 다가온다. 여성의 아름다운 몸매를 고스란히 드러내면서 화려하게 수놓아진 꽃무늬나 나뭇잎 등 프린트의 멋을 제대로 표현하는데는 원피스가 제격이기 때문이다. 주의할 점은, 원색 꽃무늬 옷을 입을 때 상의와 하의를 같은 계열의 패턴물로 연출하면 시선을 분산시킬 우려가 있어 피하는 게 좋다. 투피스의 경우엔 비슷한 계열의 색상을 코디하면 산뜻한 분위기를 낼 수 있다. 또 나뭇잎이나 각종 과일, 나비 등의 프린트물도 로맨티시즘 물결을 타고 꽃무늬에 못지 않게 올 봄거리에 많이 등장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