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영] 골칫덩이 재수생

기사입력 1997년 02월 20일 14시 42분


최근 드라마 제작국에선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

3월 개편을 앞두고 막판 캐스팅 작업을 벌이던 PD들이 모두 박선영을 탐내, 조율에 들어 간 것이다.

박선영(20).

지난해 슈퍼 탤런트 18기로 첫발을 내디뎠고, 출연작이라고는 `드라마게임' `전설의 고향_나비의 한' 그리고 현재 하고 있는 1TV `하얀 민들레'가 전부.

방송 경력으로 따지면 `초보' 자를 막 뗀 그녀에게 이렇게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글쎄요. 몸매가 뛰어난 것도 아니고, 아마 연기에 대한 열정을 높이 평가해 주시는 것이겠죠."

확실히 박선영은 연기 욕심만큼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 거리가 먼 일일 드라마를 `겁'없이 택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얀 민들레' 후속작으로 박선영이 고른 것도 1TV 새일일 드라마 `정 때문에'의 재수생 홍성미역. 일일 드라마 전문 주자가 된 셈이다.

"일일 드라마는 연결 장면이 많아서 연기자가 감정 잡기에 참 힘들어요. `하얀 민들레'를 하면서 고생 좀 했죠."

특히 `하얀 민들레'에서 장애인과 사랑에 빠지고 자살까지 시도하는 하영 역의 굴곡진 인생을 연기하면서 많은 것을 얻었다고 한다.

그래서 젊은 연기자들이 꺼리는 일일 드라마를 기꺼이 택할 수 있었다고.

"성미 역은 순종적인 하영 역과는 정반대예요. 공부와는 담을 쌓고 탤런트 학원에 드나들고, 한마디로 집안의 애물단지이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설레인다는 박선영은 실제 모습도 명랑 그 자체. 좋고 싫은 것이 명확한 점도 성미와 비슷하다.

"`하얀 민들레'를 할 때는 아주머니들이 동정을 많이 해주셨어요. 식당에 가면 불쌍하다고 밥도 더 주시고. 이젠 `정 때문에'서 180도 변신에 성공해 애물단지라고 손가락질을 받으면 좋겠는데요."

시원시원하게 얘기하는 박선영의 별명은 `톰보이'. 얌전하고 유순한 하영이와는 정반대의 괄괄한 성격에 놀란 선배들이 붙여준 별명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