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Y파일] 병원서 콘서트연 이승철
기사입력 1997년 02월 19일 15시 56분
요즘 흑인 댄서까지 동원해 `오늘도 난'이란 곡으로 신세대 댄스 가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가수 . 그는 가요계에서 알아 주는 라이브 황제다. 그룹 `부활' 시절부터 지금까지 서울, 대전, 대구, 부산 찍고…. 바다 건너 까지 전국을 돌며 그 동안 3,000회가 넘는 라이브 공연을 가졌다. 전국의 공연지란 공연지는 다 가봤을 정도로 많은 공연을 했지만 그 중 잊지 못할 공연은 바로 가수 생활 12년만에 처음 가진 병원 콘서트. 장소가 병원이란게 꺼림칙했지만, 백혈병에 걸린 팬을 위한 공연이었기에 기억에 남을 수 밖에. 하지만 무균 병동에 입원한 만큼 저항력이 약한 환자를 위해 공연을 한다는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환자의 안정도 안정이거니와 앰프며 악기, 백댄서까지 동원된 콘서트가 어디 병원에서 어울릴 소리인가? 게다가 주로 세미나에나 사용하는 강당을 공연 장소로 빌려 줄수 없다는게 병원측의 입장. 몇날 몇일에 걸친 끊임없는 회유와 협박. 공연을 보고 나면 환자가 훨씬 좋아질거라는 반강제에 가까운 부탁(?) 끝에 드디어 병원측으로부터 허가를 받게 됐다.
스태프부터 악기, 카메라까지. 증기소독, 장비 소독 등. 허가만큼이나 더 까다로운 2중 3중 소독을 거쳐 드디어 공연장에 도착, 공연이 시작 됐다. 그런 우여곡절 끝에 한 공연이라 그런지 역시 그 어느 때보다 더 진지한 자세로 공연에 임했다. 그 열창 무대를 혼자 보긴 아까웠던 홍보실 직원, 이제까지 극구 반대하더니 슬며시 나가 "병원에 계신 환자 여러분！ 지금 강당에선 가수 씨가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공연을 보고 싶은 분들은 지금 4층 강당으로 와주십시오！"라는 병원내 안내 방송까지 하고 온 것이다. 극구 반대하던 홍보실 직원의 친절한 안내 방송 덕분에 공연을 원하던 백혈병 환자 뿐 아니라, 병원 식구들이 제법 모인 가운데 공연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그 홍보실 직원은 다음주에 있을 `환자의 날'에 또 한번의 공연까지 부탁했다.
그렇게 모두들 흡족히 공연을 마치고 병원을 나서는데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있었으니…. 바로 목발 짚고, 휠체어 타고 환자들이 강당 쪽으로 뛰어가면서 하는 얘기. "강당에서 공연인지 뭔지 한다는데, 이 가수 맞지? 빨리 가서 얼굴이나 한번 보자." 남보다 거동이 불편해서 이제서야 강당에 도착한 모양인데, 이미 은 5분전에 다음 공연지로 떠나고 없었다. 제목대로 번개처럼 왔다가 번개처럼 끝나는 콘서트인지라 비록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은 의 얼굴조차 보지 못했지만, 개원 이래 처음 열린 병원 콘서트는 그렇게 성공적으로 끝났다. 가수 생활 12년만에 뜻 깊은 공연을 한 은 오는 21일과 22일 또 한번 있을 뜻 깊은 무대 준비로 요즘 무척이나 바쁘다고 한다. 대중가수로서는 좀처럼 서기 힘들다는 세종문화 회관에서의 또 한번의 열창 무대를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