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선동] 괌 하프피칭 깜짝위력 막강

기사입력 1997년 02월 18일 14시 55분

반년만에 마운드에 섰다. 슬슬 던진다는 공이 대포알이다. 임선동（24）의 `파워피칭'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하프피칭을 시작한지 열흘. 임선동은 17일 괌 파세오구장에서 배팅볼 투수로 나서 50개의 공을 뿌렸다. `7억신인'의 첫 등판을 상대한 타자들은 가 자랑하는 폭발적인 파괴력의 외야수조. 심재학－이병규－동봉철－윤인수의 좌타라인과 빠른 스윙의 우타자 －박준태가 타석에 섰다. "맞춰주는거야. 슬슬 던져！" 유종겸투수코치의 신호가 떨어지자 `슈퍼루키'는 주위사람들이 깜짝 놀랄 대포알을 쏘아댔다. 전력피칭이 아닌데도 번개 스피드에 공끝이 묵직하게 살아왔다. 절묘한 코너워크로 스트라이크존 외곽을 팍팍 찌르니 `프리배팅'이란 이름이 무색하도록 방망이들은 묵묵부답. 지난 1주일동안의 프리배팅에서 절반 이상의 공을 외야담장으로 넘겨댔던 심재학（25）과 이병규（23）의 배트에서 오랜만에 `틱,틱' 빗맞는 소리가 났다. "어떻게 신인의 하프피칭 공도 못쳐！ 오늘부터 전부 특타야！" 천보성감독이 큰소리를 내고 임선동이 20개가 넘는 공을 뿌리고 나서야 동봉철의 타구가 직선으로 날았다. 4번타자 심재학도 두차례 큼직하게 담장을 넘겨 체면은 세웠다. "힘빼고 던졌습니다. 직구로 코너워크만 연습했어요." 쌍둥이 간판 슬러거들의 자존심을 긁어놓은 새내기의 변명이 얄밉다. 타자를 상대로 던지기는 작년 올림픽 이후 처음인 임선동은 "역시 던질 맛이 난다"며 흥이 나는 표정. 나날이 공이 묵직해져 그를 지켜보는 코치진이 즐겁다. 타고난 유연성에 머리도 영리해 작전을 읽는 진도도, 수비연습때의 몸놀림도 `A학점'이다. 임선동 `최고투수 만들기' 시나리오는 한치의 오차 없이 착착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