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스포츠] 97시즌 장미빛 티샷
기사입력 1997년 02월 18일 13시 57분
어떤 이들은 그를 `페블 비치의 사나이'라고 부른다. 그런가하면 `자동차 대회의 제왕'이라는 별명으로 부르는 사람도 있다. 페블 비치 프로암대회에 이어 인비테이션에서 거푸 우승하며 시즌 초반 미국 ＰＧＡ(프로골프협회)의 실력자로 급격히 부상하고 있는 마크 오미라. 그의 스윙은 군더더기없이 매끈하게 다듬어져 있고 가끔씩 옅은 미소를 지을 뿐 별다른 감정 표현도 없다. 유연한 폼만 보고는 상상하기 어려운 장타와 화려하진 않지만 아주 경제적인 숏게임을 구사하는 그는 지난 1월로 만 40세를 넘긴 중견 골퍼. `페블 비치의 사나이'라는 별명을 얻을만도 한 것이 오미라는 그 대회에서만 5회 우승을 차지했다. 2주전에는 자신보다 19세나 어린 `신성' 타이거 우즈의 거센 도전을 막판까지 뿌리치고 우승해 저력을 과시했다. 또한 오미라는 자동차와도 아주 연분이 깊다. 이번에 우승한 대회도 자동차가 후원한 대회였고, 과거 그가 우승한 대회들을 살펴보면 클래식, 인터내셔널, 클래식, 클라이슬러 클래식, 챔피언십 등 자동차회사 후원대회가 무려 6개나 된다. 일본굴지의 자동차회사인 (豊田)사의 광고 모델이기도 한 그는 자동차 회사가 후원하는 대회에만 나가면 기대이상의 실력을 발휘하며 우승해 부상으로 받은 자동차만도 모두 6대에 달한다. 지난 80년 ＰＧＡ에 데뷔한 이래 14번의 우승을 차지한 오미라는 하지만 아직 4대 메이저대회에서는 한번도 우승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에게는 메이저 대회 우승경력이 없는 골퍼중 `최다승자'라는 달갑지않은 꼬리표가 붙어다닌다. 그러나 그는 여기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역대 상금만도 800만달러(약 70억원)가 넘어 그레그 노먼과 톰 카이트, 프레드 커플스에 이어 4위에 올라있는 오미라는 우승횟수에서 커플스보다는 2회가 많고 노먼보다는 2차례가 적다. 그는 "올시즌이 시작되기 전 나의 목표는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무슨 대회에 나가든 기복없는 성적만 유지하면 더이상 바랄 것이 없다"며 마음을 비웠다는 사실을 애써 강조했다. 차분하고 조용한 스타일의 대표적인 골퍼인 오미라가 97년 ＰＧＡ의 최고스타가 될 것인지 미국골프계는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