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업계] 미남 종업원 쟁탈전
기사입력 1997년 02월 17일 15시 12분
`용모단정한 여종업원 구함.'
앞으로 이런 구인광고를 찾아보기 점점 어려워질 전망이다.
훤칠한 용모를 갖춘 남성군단의 서비스업계 진출이 부쩍 늘고 있기 때문이다.
카페와 패밀리레스토랑, 미용실 등 신세대를 겨냥한 업종에 모델 뺨치는 용모의 남자종업원들이 몰리고 있는 것.
이같은 잘 생긴 남자종업원의 증가는 역시 여성이 강력한 소비계층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
여성고객들에게 날씬한 몸매와 미모를 갖춘 여종업원들은 아무런 감흥이 없을 뿐더러, 심지어 외모콤플렉스를 자극해 스트레스를 유발하기까지 한다.
반면 잘 생긴 남자종업원이라면 최소한 이럴 염려는 없다.
오히려 농구장과 공연장 등을 휩쓰는 `오빠부대'처럼 인기있는 남자종업원들은 일하던 업소를 옮길 때마다 단골손님도 함께 몰고다닌다.
업주측에서도 같은 값이면 남자종업원을 선호한다.
빨리 퇴근시켜야 하고 이래저래 부리기 까다로운 여종업원보다는 무난하면서 여성고객들에게 인기도 좋은 남자종업원을 고용하는 쪽이 훨씬 실속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경향은 압구정동, 신촌, 홍대앞 등 젊은이의 거리에 위치한 업소일수록 심하다.
업소들끼리 남자종업원 쟁탈전을 벌이다 보니 과거 시간제로 지급하던 급여를 월급제로 바꾸는 곳이 늘고 있고, 월급도 150만∼200만원선은 보장한다.
특히 미용업계에서는 "용모수려한 남자미용사만 확보하면 이미 장사의 절반은 성공한 셈"이라는 말이 불문율처럼 자리잡고 있다.
대학생 윤혜련양（23）은 "남자친구가 카페의 여종업원을 힐끔거릴 때는 짜증나지만 잘 생긴 남자종업원에게 서비스를 받을 때는 마치 여왕이라도 된 것 같고
함께 간 남자친구도 시선을 내게만 줘 기왕이면 남자종업원이 많은 업소를 찾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현상에 대해 우려섞인 목소리 또한 높다.
"가뜩이나 나라 경제도 어려운 마당에 한창 일할 나이의 젊은 청년들이 서비스업종으로만 몰리면 산업현장은 누가 지키느냐"는 걱정의 소리가 일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