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1R결산] 터보엔진 '기아항모' V순항
기사입력 1997년 02월 17일 15시 08분
FILA배 97프로농구는 정규리그 전체일정의 3분의 1 가량을 치르면서 각팀간의 판도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SBS와 현대를 제외한 나머지 6개팀이 1라운드 경기를 모두 매듭지은 17일 현재 기아의 약진이 단연 두드러진다. 기아는 허 재 김영만 트리오와 클리프 리드, 로버트 윌커슨 용병 듀오가 완벽한 라인업을 구성해 6승1패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기아의 순항을 이끄는 추진력은 바로 확실한 역할분담을 통한 속공. 리드와 윌커슨이 골밑에 둥지를 틀고 리바운드를 잡아내면 상대 수비진용이 채 갖춰지기 전에 빠른 공－수전환으로 김영만 허 재 등의 골밑득점을 유도하는 것. 기아는 이러한 확률높은 속공을 앞세워 `베스트 5' 전원이 평균 66.7％의 높은 야투성공률로 게임당 15점 이상을 기록하는 고른 득점력을 과시했다. 53개의 어시스트와 29개의 가로채기로 각부문 1위를 달리는 의 공－수에 걸친 노련한 경기운영은 `항공모함'의 강력한 `스크류'. 기아의 뒤를 이어 동양과 나래（이상 5승2패） SBS（4승2패） 대우（3승4패） 등이 두텁게 중간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4연승 끝에 16일 SBS에 일격을 맞은 동양은 게임당 평균 33.7점으로 득점수위인 토니 매디슨의 폭발적인 외곽슛과 콤비를 앞세워 차곡차곡 승수를 쌓았다. 시즌 개막전 약세로 분류됐던 나래의 선전은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칼레이 해리스의 눈부신 개인기와 센터 제이슨 윌리포드의 성실한 포스트플레이에다 정인교의 3점포가 곁들여져 최강 기아를 물리치는 파란까지 연출했다. 우승후보로 분류되던 SBS는 나래와 기아에 연거푸 무릎을 꿇었으나 최근 2연승으로 상승세를 타며 2라운드에서 도약이 예상된다. 대우는 우지원 김 훈 등 청춘스타들과 함께 화끈한 경기내용으로 최고인기구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최하위가 예상됐던 나산은 홈코트서 삼성 현대를 연파, 6강 플레이오프를 향한 청신호를 밝혔다. 80년대 농구계를 양분했던 현대（1승5패）와 삼성（1승6패）은 `아 옛날이여'를 읖조리며 최하위에 처져 있다. 용병들이 제몫을 하지 못했고 기존선수마저 부진한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