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물찬 제비 유격수
기사입력 1997년 02월 17일 15시 06분
`아직도 유격수는 내사랑.'
삼성의 `붙박이 유격수' 류중일（34）이 메이저리그급 수비를 뽑내고 있다.
은 유격수로는 나이가 거의 환갑이나 수비훈련에서 전성기때와 다름없는 날렵한 폼을 보여주고 있다.
작년에는 부상 걱정 때문에 강한 타구에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사린 적도 많아 "류중일 시대는 갔다"는 말이 공공연히 떠돌 정도였다.
하지만 올해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목디스크의 공포를 완전히 떨쳐 버리고 2년만에 제대로 된 전지훈련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의 수비훈련을 지켜보면 더욱 확실해 진다.
최근 은 마치 물고기가 물에서 노는 듯 부드럽게 볼을 낚아채고 있다.
중심이동이 잘돼 깊숙한 좌우타구는 물론이고 꽤 강한 몸쪽 타구도 어김없이 글러브로 빨아들인다.
방망이도 좋아졌다.
꾸준한 훈련 덕분에 몸의 균형이 잡혀 볼을 맞히는 능력도 많이 향상됐다.
김용철 타격코치는 "（류）중일이가 몰라보게 달라졌다. 올시즌 2할8푼대 이상의 타율은 문제없다"고 말한다.
은 지금의 페이스만 유지하면 앞으로 몇년간은 유격수 자리를 굳건히 지켜낼 것으로 보인다.
비록 과 김태균 등 후배들이 하루가 다르게 기량이 성장하고 있지만 공-수와 파이팅에서 과는 비교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은 1번타자로 나갔을때 개인 타율과 팀의 승률이 좋은 경우가 많아 톱타자에 대한 미련이 많다.
그래서 올시즌에는 초반부터 기동력 플레이 선봉에 나서 반드시 1번 자리를 꿰찰 계획이다.
"모든 면에서 후배들의 모범이 되겠다. 팀 성적을 위해 희생할 준비가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