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볼] PC통신서 상대 찾아라
기사입력 1997년 02월 17일 15시 04분
" 광화문에 사는 싱싱한 회사원입니다. 금요일 오후 8시에 포켓볼 한판치고 스트레스 한번 확 풀어보려고 하는데 함께 하실 분 안계십니까?" 사이버 공간에서는 요즘 포켓볼 헌팅이 한창이다. 컴퓨터통신을 즐기는 포켓볼 인구가 늘어나면서 , , 등 각 통신 게시판을 통해 포켓볼 한판 치면서 만날 이성 또는 동성 친구를 찾는 문구가 일주일에도 수십건씩 떠오르고 있다. 늘 아는 사람과 치는 것 보다 신선미를 더할 수가 있고 통신망을 통해 만나는 것이니만큼 왠지 동질감이 느껴진다는 것. 본인의 신상명세는 물론 포켓볼을 칠 장소와 시간까지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미리 연락하거나 당일 바로 찾아와줄 것을 요구하는 글이 취미생활란 `당구와 포켓볼' 코너에만도 30여건이 올라와 있다. 포켓볼 헌팅은 주로 남성들이 많이 시도하고 있으나 개중에는 여성이 남성을 대상으로 미끼를 던지는 경우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22살난 여자가 200점 실력의 남자를 꺾었다며 더 센 상대를 찾는가하면 포켓볼 경력 6개월도 안돼 인근 지역을 평정했다는 여성이 타지역 남성을 대상으로 도전장을 내미는 식. 이들 여성 포켓볼러 가운데는 그러나 포켓볼과 애프터 비용 등을 아끼기 위해 남성을 끌어들이는 얌체족도 끼어 있어 경계의 대상이 되기도. 통신인 김영철씨(27)는 "짝이 안맞을때 컴퓨터 통신에 번개를 쳐 함께 칠 사람을 모집하면 십중팔구 1∼2명 이상 모이게 마련"이라며 "남자가 나오면 내기를 하고 여자가 나오면 뜻하지 않게 깜짝 데이트를 즐길 수 있는만큼 이래저래 손해볼 일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