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지원] 바스켓이 멀다
기사입력 1997년 02월 16일 14시 49분
`코트의 황태자' 우지원（禹智元．24．인천 대우）이 흔들리고 있다. 오빠부대의 우상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지만 이젠 그들의 응원마저 부담스럽다. 우지원은 15일 홈코트에서 벌어진 기아전에서 양팀 `베스트5' 가운데 가장 낮은 13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3점슛은 9개나 남발해 고작 1개 밖에 성공시키지 못했다. 성공률 11.1％. 결정적인 순간에 3점슛을 놓쳐 팀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었고 무리한 돌파로 공격자파울까지 저지르며 공격의 맥을 끊었다. 결국 대우가 118대120으로 무릎을 꿇자 씁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군채 코트를 떠났다. 1억1천만원의 연봉으로 팀내 최고대접을 받는 선수. 홈게임과 원정경기에 상관없이 고정팬 1천∼2천명은 항상 동원하는 청춘스타. 하지만 프로농구 개막후 우지원의 명성은 빛바랜 사진처럼 옅어만 갔다. 아마농구시절 한경기서 보통 25점 안팎을 넣던 득점력이 프로 7게임서 평균 18.1점. 트레이드 마크라던 3점슛은 48개를 던져 12개밖에 적중시키지 못해 성공률은 25％에 불과했다. 팀전체（136개）의 35.3％에 해당하는 3점슛 시도였지만 그 효용은 별반없었던 것. 개인기가 월등하게 앞선 용병들의 가세와 맨투맨 수비는 적잖은 부담이 됐다. 자신의 외곽플레이 중심으로 전개되던 전술이 1대1 능력과 슛이 좋은 이방인 동료들에 의해 다양하게 바뀌어 그만큼 입지가 좁아진 것. 그러나 우지원은 적자생존이 지배하는 프로무대와 자신에게 불어닥친 힘겨운 현실을 그 누구보다도 잘 꿰고 있다. 그렇기에 코칭스태프의 질타를 `쓴약'으로 받아들이며 경기가 있는날 오전에도 체육관을 찾아 개인훈련으로 구슬땀을 흘린다. 수려한 용모에 빼어난 기량으로 소녀팬의 우상으로 군림해 온 그가 과연 명실상부한 프로스타로 다시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