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Y파일] 도로가로지르는 연기 황수정
기사입력 1997년 02월 16일 14시 20분
SBS TV 드라마 `연어가 돌아올때'의 촬영장인 홍대앞 대로. 은 자신이 내달릴 동선을 눈 짐작으로 그려 놓는다. 극중 은 다섯살 어린 시절에 미국에 입양된 입양아 서은혜. 그러나 미국인 양부(養父)는 학대에 학대를 거듭. 이를 견디다 못한 은 성인이 되어 한국으로 도피. 안타깝게도 끈질기게 추적하는 양부와 길에서 맞부딪치고, 은 양부를 피해 차도를 뚫고 도망가는 장면. "이곳을 중심으로 해서 전방 25m, 후방 25m！ 50m 간격유지！ 그리구 말야 수정이는 여기서 출발해서 차량 사이를 파고 들다가 차도 가운데로 내달리고, 자동차 급브레이크를 밟을 사람！ 당신은 맞은 편에서 달려 오다가 수정이 앞에서 급브레이크！ 부딪기 직전까지！ OK?" "뭐야? 부딪기 직전이라구? 그러다가 실수라도 하면, 안돼！" 오종록PD의 말을 귀담아 듣던 . `주르르'진땀이 흐른다. "부딪기 직전이라면 너무 가깝지 않을까요? 엑스트라가 잘 할까요?" "걱정도 팔자, 이사람은 이 계통에 베테랑야！ 어이 준비 됐죠?" `쳇！ 베테랑은 실수가 없으란 법있나? 지금까지는 실수를 안했더라도 알게 뭐야? 가는 날이 장날이라구 새삼스레 실수가 있을지.' 시작부터 겁을 먹은 . 2시간여를 헐레벌떡 달렸지만 거듭되는 NG 또 NG. 연기가 매끄러울 리 없다. "거 되게 힘드네. 이번이 마지막야！ 마지막이라구. 이제 찍으래도 안찍어！" 마지막임을 힘주어 강조하는 오PD의 사인이 내려지면서 차도가 복잡하게 얽히고 그 사이를 이 또 한번 꿰뚫고 지나간다. 클라이막스, 마주 오던 자동차 한 대가 을 받을락 말락 `끼익_'급브레이크, 운전기사 차창을 열고 악다구니. "야！ 너 죽으려구 환장 했어！" 지칠대로 지친 . 어떨결에 또다른 악다구니를 자동으로 털어놓는다. "그래！" `앗차！ 이대사는 아닌데.' 아니나 다를까. 그 뒤를 따라 붙는 오 PD의 악다구니 퍼레이드. "캇！ ！ 이번 연기는 왔단데 말대답 때문에 한방에 갔잖아！ 욕먹어도 생명 건지는게 낫지！ 도망가면서 무슨 말대꾸야！ 대본에 없는 얘기는 하지말아！ 진짜 마지막！ 다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