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철가방 청년과 '몰래사랑'
기사입력 1997년 02월 15일 16시 12분
지켜 보는 사람은 충격이고 당하는 사람 처지에서는 이만저만 손해가 아닌데 저지르는 당사자나 제 3자는 별일이 아니라고 한다.
고전 개그.
"나 없는 동안에 집안에 무슨 일이 있지는 않았느뇨?"
하인 얼굴컬러 그대로인 채 덤덤한 대답
"별 일 없었시유. 아니 뭐 이런 일은 있었지유. 우리 집 닭이 이웃집 닭을 물었어요.
별일 아니지유? 아참, 그런데 그 집 개가 우리 집 그 닭을 물었어요.별일 아니지유?
그 개를 안방마님이 빨래방망이로 때려죽여 버렸어요. 별일 아니지유?
그러자 그 개 주인이 우리 집 소를 도끼로….화가 난 마님이 그 집을 불살라 버렸시유. 별일 아니지유?
그 집에서는 마님댁 4대독자 철이 도련님을 어떻게 해 버렸지유. 며칠전에 삼우제까지 마쳤시유.
뭐, 별일은 없었어유！" 환장할 노릇인데 별일이 아니란다.
대만은 북한에 핵폐기물을 팔려고 하고 북한은 먹을 게 다급하니 그 거라도 사서 김장독 묻듯 묻으려 하는데
당사자들은 `별일'이 아니란다. 언젠가는 되찾아야할 우리 땅이 핵으로 병이 들텐데도 아무일도 아니라는 말인가！
이 사람도 사태의 심각성을 별로 모르는 사람이다.
남편이 긴 출장길에서 돌아왔다.
아내의 특별한 행실을 잘 아는지라 남편은 여간 가슴이 조마조마한 것이 아니었다.
남편은 아파트 경비원에게 물었다.
"내가 없는 사이 우리 집에 별일이 없었나요? 찾아 온 사람이 있었다거나…. 특히 남자같은…?"
경비 아저씨가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별 특별한 사람이 오진 않았어요. 그저 중국음식점 철가방 청년만 자장면을 배달하러 이틀 전에 왔어요."
남편은 안도했다. "휴우！ 이번에는 별일이 없었군."
그런데 경비원 아저씨 역시 한숨을 쉬며 말하길.
"그런데 말이지요. 그 청년이 아직 안 내려왔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