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여자프로농구] 日선수 데려와야 살아남는다
기사입력 1997년 02월 15일 15시 34분
"일본선수를 잡아라."
오는 6월21일 출범하는 미국여자프로농구(WNBA)가 일본선수 영입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WNBA가 일본선수 스카우트를 위해 치밀한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은
모체인 ()의 데이비드 스턴 커미셔너(총재에 해당)의 `경영전략'에 따른 것.
스턴 커미셔너는 지난 연초 기자회견에서 "WNBA가 를 능가하는 인기 스포츠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아시아 국가중에서도 선수층이 두터운 일본선수를 데려와 이들을 효과적으로 육성하고 활용해야 한다"고 말한바 있다.
최고실력자인 그가 `농구 후진국'으로 여겨지는 일본에 이같은 관심을 쏟고 있는 것은
관련상품의 연간 판매액이 50억엔(약 360억원)에 이르는 일본의 거대한 `농구시장'을 의식했기 때문.
여기에 일본여자팀이 작년 에서 `우먼 드림팀'으로 통하던 미국대표와 막상막하의 경기를 펼친 것도
WNBA가 일본에 손을 뻗치게 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올림픽당시 `소프트웨어 슈터'로 불리는 하기와라 미키코(秋原美樹子．27)를 앞세운 일본은
여자팀으로는 사상 최강의 전력을 갖췄다는 미국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 경기내용을 보여
관계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록 93대108로 패하긴 했지만 15점의 점수차는 에서 미국이 상대한 팀중
가장 작은 수치라는 점에서 또다른 관심사가 됐던 것.
하기와라는 이 경기에서 38점을 올린 것을 포함해 올림픽 여자농구에서
개인득점랭킹 2위에 올라 WNBA의 영입대상 `0순위'로 꼽히고 있다.
일본굴지의 석유회사인 `재팬에너지'의 간판스타로 활약하고 있는 하기와라는
1m80 73㎏의 체구에 슈팅과 어시스트 능력을 고루 갖춘 `만능플레이어'로
일본여자농구가 보배로 여기고 있는 슈퍼스타.
하기와라가 미국에 진출할 경우 에서도 상위급에 속하는
100만달러(약 8억5천만원) 이상의 `몸값'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WNBA측은 하기와라 외에도 7명의 일본선수를 더 미국으로 데려와 8개팀에 골고루 1명씩 배정시킬 예정이어서
일각에서는 "아직 시작도 하기 전에 이처럼 `재팬카드'를 앞세우면 곤란하지 않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이들이 미국무대에서 활약할 경우 WNBA 선수들의 평균연봉이 될 것으로 보이는
10만달러(약 8천500만원)를 훨씬 능가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어서 더욱 문제가 되고 있는 것.
이렇게 되자 작년 에서 미국이 금메달을 따는데 주역을 맡았던
로렌스 레슬리와 루이 로보 등 미국의 간판스타들은 "우리가 일본선수들보다 못한 대우를 받는다면
프로진출을 포기하겠다"며 자존심을 세우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