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성보] 나 철들었어요
기사입력 1997년 02월 14일 15시 02분
"아마 올해 가장 많이 달라진 선수일거야, 기대해도 좋아." 칭찬에 인색한 쌍방울 감독이 좀처럼 안하던 말을 입에 담았다. 운동장에서 정신없이 뛰는 한 선수를 가리키며 자랑 한마디 하지 않고는 못배기겠다는 눈치다. 그 시선을 잡아끄는 선수가 바로 심성보（24）. 작년까지 이름난 `베짱이'였지만 올해 전지훈련장에서는 180도 달라진 `개미'다.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8시50분까지 식사시간을 빼고 휴식없이 이어지는 숨가쁜 훈련 속에서도 군말이 없다. 입에 달고 다니던 "나, 아파요"란 소리도 이젠 하지 않는다. 오히려 "프로 데뷔 3년 동안 이렇다할 성적도 없었는데 더이상 게으름을 피울 수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올해의 기본은 70타점과 20홈런"이라고 못박는다. 95년 데뷔 이후 한번도 넘보지 못한 목표지만 현재의 페이스라면 오르지 못할 고지가 아니다. 지난 13일 있었던 자체 청백전에서 3타수 2안타 1타점. 가운데 담장을 맞히는 3루타 1개를 포함한 장타력까지 선보이며 팀내타자 중 최상의 컨디션을 나타냈다. 경기를 지켜본 김감독도 "스윙 폭이 좁고 날카로워졌다"며 심성보의 타격감각을 평가했다. 심성보는 "여태까지 이만큼 겨울훈련을 열심히 해 본적이 없다. 올해는 최고의 해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에 넘쳤다. 땀과 친해진 심성보에게 분명 정축년은 희망의 해임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