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1시간 자는데 벌금 10만원
기사입력 1997년 02월 14일 15시 01분
`한시간 자는데 4만원'. 지난 12일부터 하와이 호놀룰루에 전지훈련 캠프를 차린 해태가 기발한 벌금제를 도입했다. 감독과 유남호코치가 합작한 이 벌금형은 죄질의 경중에 따라 10만원, 20만원, 30만원 3종류다. 오전 7시30분 숙소인 알라모아나호텔을 출발, 근처의 공원을 거니는 아침 산보가 `의무에서 옵션'으로 바뀌며 10만원의 세금이 붙었다. 선수들은 훈련이 시작되는 10시까지 2시간30분을 더 누워있기 위해서 10만원을 내야 한다. 감독이나 코칭스태프가 지시한 사항을 이행하지 않았을 때는 20만원형. 태만한 훈련태도나 지각, 풍기문란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최고형인 30만원은 김감독의 `최우선 경계사항'. 한밤중 숙소 무단이탈 및 음주, 도박 행위가 그 것. 그러나 선수들이 스스로 컨디션을 조절하기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어 10만원짜리만 피한다면 20만, 30만원형은 저절로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또 한 선수가 전지훈련 30일 동안 마음대로 행동한다면 30일×60만원（10만원+20만원+30만원）, 1천800만원을 물게 된다. 이는 어지간한 선수의 3∼4개월치 연봉수준. 훈련 첫날인 13일에는 모든 선수가 아침 산보에 참가하는 등 한건의 벌금형도 집행되지 않았다. 선수들도 일방적인 지시보다 스스로를 통제하는데 효과가 있는 벌금형을 별말없이 받아들이는 표정이다. 작년 이맘때쯤 이곳 하와이에서 코칭스태프와 선수단과의 불화설로 씁쓸한 기억이 남아있는 해태. 그래서인지 이번 벌금형의 도입과 그 성공여부에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