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버는아이디어] 아이디어+끈기
기사입력 1997년 02월 14일 14시 24분
요시모토 바나나라는 여류 소설가가 있다. 10여년간이나 베스트셀러를 내놓고 있는 인기작가다. 근데 그녀의 신간 판매방법이 특이하다. 일본의 대형서점엔 `요시모토 바나나 사인북 판매' 코너가 있다. 내용은 똑같은 책이다. 근데 "작가가 사인한 것과 사인 하지 않은 것이 있는데, 어떤 걸로 사시겠습니까"라는 바보같은 질문을 하는 거다. 독자들은 당연히 작가의 사인이 들어간 책을 산다. 내가 아는 어떤 여학생은 사인북만 골라 수집하기도 한다. 사인북은 판촉에 큰 도움을 준다. 베스트셀러가 되도록 불을 때주는 거다. 아시다시피 대형서점의 베스트셀러 순위는 뉴스가 된다. 사람들은 그런 뉴스를 통해 책을 더 사게 된다. 책은 이제 전국적으로 팔려나가는 모습을 띠게 된다. 일단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면 작가는 사인북을 내지 않아도 된다. 이렇게 소비자 심리를 꿰뚫어야 돈을 벌 수 있다. 사인 하나도 큰 판촉 아이디어가 되는 거다. 이런 아이디어는 대개 순발력과 감각에서 나온다. 그러나 이것만 가지고는 절대 돈을 못번다. 끈기와 의지가 없으면 안된다는 얘기다. 내 경우를 들어보자. 나도 책을 내고 요시모토 바나나식의 사인 판촉작전을 시도해봤다. 책을 잔뜩 쌓아놓고 일일이 사인을 해본거다. 으악！ 팔이 아파 도저히 할 수 없는 고역이었다. 그래서 다음부터는 출판사에서 돈을 아무리 줘도 안하리라 마음먹고 있다. 결론을 얘기하면 나처럼 끈기와 의지가 없는 자는 반짝하는 아이디어만으로 사업이나 장사를 할 수 없다는 거다. 아이디어에는 반드시 추진력도 따라줘야 한다는 얘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