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추울수록 잘먹어야 재롱도 잘 피우죠
기사입력 1997년 02월 13일 14시 37분
"추울수록 잘 먹어야 버틴다." 동물에게는 추운 겨울이 `보신'의 계절이다. 동물원의 동물들은 아무리 추운 날이라도 관람객들을 위해 따뜻한 숙소에서 나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체온을 유지하는 데 많은 칼로리가 필요하다. 난방이 잘되는 실내 동물원에 있는 침팬지나 오랑우탄 등 유인원들도 여름보다는 에너지 소모량이 많아 역시 `보신파'에 속한다. 가장 희귀한 보신파는 다람쥐원숭이. 남아메리카 아마존강 유역 출신의 다람쥐원숭이는 사람보다 먼저 우주선에 탔던 종류로 30㎝안팎의 키에 600g 작은 몸집. 그러나 겨울 보신을 위해 동물원의 융숭한 대접을 받고 있다. 동물원이 다람쥐원숭이를 위해 마련한 특별메뉴는 밀웜이라는 나방의 애벌레. 밀웜은 `온몸이 단백질'이라고 할 만큼 고단백식품이다. 동물원측은 다람쥐원숭이에게 밀웜을 충분히 먹이기 위해 밀웜 사육장을 따로 마련해 전담 사육사까지 배치하고 있다. 다람쥐원숭이는 날마다 밀웜으로 보신을 한 덕분에 영하 10도에 칼날 같은 강풍이 부는 겨울에도 바깥에 나와 재롱을 부리고 있다. 동물원은 밀웜의 효능이 나타나자 요즘은 두루미 병아리 등 귀한 동물의 특별사료로 밀웜을 쓰고 있다. 다람쥐원숭이가 애벌레를 날로 먹는 `몬도가네파'라면 침팬지 등 유인원류는 미식가. 오랑우탄은 파인애플 귤 바나나 등 열대과일과 사과 당근 오이 배 단감 감자 등을 섞은 샐러드와 함께 요구르트를 마신다. 사자와 호랑이 등 사파리 생활을 하는 맹수들은 여름보다 50％ 더 많은 고기를 먹어 체력을 유지한다. 이들은 하루 평균 7㎏의 고기를 먹어치우지만 여전히 추위를 견디지 못해 전기코일이 깔린 구들장에서 `에너지 절약'을 하고 있다. 심종택 동물기획팀장은 "한대성 동물을 빼고는 모든 동물들이 겨울엔 활동성이 떨어진다"며 "동물도 사람과 똑같이 배가 불러야 추위를 이겨 관람객들에게 좋은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