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종훈] 홈런쇼 개봉박두
기사입력 1997년 02월 13일 14시 30분
예감이 좋다. 한화 （29）은 방망이를 잡을 때마다 야릇한 감흥에 젖는다. 손바닥으로 전해오는 묵직한 느낌이 마치 홈런왕 3연패（90∼92）를 이뤘던 시절과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절정의 타격감각을 보여주듯 담장을 향해 날아가는 타구는 대부분 새카만 점이 되기 일쑤다. 의 좋은 예감은 감독에게도 전해졌다. 강감독은 "시간이 흐를수록 스윙이 좋아지고 있다. 타자중에서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어 기대가 된다"며 의 재기를 낙관했다. 의 방망이가 벌써부터 강력한 화력을 뿜는데는 오기가 밑거름이 됐다. 은 작년 규정타석도 못채운 2할6푼6리로 간판타자의 자존심을 지키지 못했다. 갑작스런 부친상으로 전지훈련 도중 귀국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부진의 실체는 아니었다. 전반기 막판 손목부상으로 타격자세가 극도로 흐트러졌던 것이다. 위기감의 강도는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부진의 고리를 끊지 못할 경우 `홈런타자'라는 수식어는 영영 빛을 잃게 될 뿐만 아니라 은퇴를 걱정해야될 평범한 타자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 포스트시즌 이후부터 시작된 재기 시나리오는 성공작이라는 평가다. 강도높은 체력훈련으로 하체근육이 단단해졌고 몸무게도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 86㎏을 지탱하고 있다. 재기에 필요한 조건은 충족된 셈이다. 은 이제 자신의 말처럼 `미치는 일'만 남겨놓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