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업계] 발런타인데이 앞두고 초콜릿 전쟁
기사입력 1997년 02월 12일 15시 01분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초콜릿전쟁'이 벌어졌다. 롯데와 해태 동양 크라운 등 국내 제과업체들은 1년중 초콜릿이 가장 많이 팔리는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판매전쟁에 한창이다. 이번 밸런타인데이（14일）의 초콜릿 예상 매출액은 85억원. 지난해 76억여원보다 12％ 늘어난 셈이다. 제과업계는 당초 극심한 불경기 때문에 밸런타인데이의 초콜릿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근 몇차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사랑에는 불경기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것. 롯데는 이달초 자사 여직원 100여명을 대상으로 밸런타인 풍습을 조사한 결과 85％이상이 `이번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을 선물하겠다'는 응답을 했고, 유통이 신세대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80％가 초콜릿 선물을 예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밸런타인 초콜릿 시장은 제과업계의 `빅4'보다 코롬방 뉴욕 두남 로얄 등 제과점에서 만든 값비싼 초콜릿이 주도해왔다. 특히 코롬방은 전체 매출액 76억원 가운데 무려 35억원어치를 팔아 46％를 점령했다. 지난해까지 `밸런타인 특수（特需）'를 가볍게 봤던 제과업계는 밸런타인데이 매출액이 만만치 않자 올해부터는 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노리고 있다. 롯데는 백화점과 호텔 면세점 등을 통해 한정판매를 하던 `샤롯데'를 새롭게 단장하는 한편 시판용 인기제품 `가나'를 팬시용으로 바꾸고 투명용기 속에 든 `ABC초콜릿'과 `미니 가나'를 개발했다. 해태도 `미니디저트'와 `쇼콜라'를 출시했고, 크라운도 술병 모양의 `사랑의 묘약'을 시장에 내놓았다. 베이커리 초콜릿과 제과회사 초콜릿이 다투는 틈에 외국산 초콜릿도 끼어들어 초콜릿 전쟁은 `3파전'이 됐다. 88서울올림픽 이후 급증한 외제 초콜릿 수입은 지난해 무려 3천538만달러어치가 수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초콜릿에 비해 마진이 3배 가까이 되는 수입 초콜릿은 미국과 유럽연합, 호주, 프랑스 등에서 들여온 것으로 이번 밸런타인데이에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밸런타인데이에 20여억원어치가 팔린 수입 초콜릿이 올해는 얼마만큼 국내 시장을 침투할 것인지 국내 업체에서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연인들이 사랑을 고백할 때 초콜릿은 피튀기는 전쟁을 하고 있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