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법대로 하세요
기사입력 1997년 02월 12일 14시 55분
"법대로 하세요, 법대로." 사고치고 생떼쓰는 `무대포'의 목소리가 아니다. 97프로야구 심판원교육이 열린 11일 올림픽파크텔 개나리홀에서는 난데없이 `법타령'이 쏟아졌다. 지법 판사 출신 변호사 김기섭씨（52）. `무슨 판사의 강의냐?'며 시큰둥한 표정을 짓던 심판원들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변호사의 강의가 계속되자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판사가 법원의 포청천이라면 주심은 그라운드의 포청천이라는 연대감이 느껴진 탓일까. 김기섭씨는 야구판정의 제1원칙은 `관중을 위한 판결'이라고 판시. 그는 "신속하고 정확하게 균형잡힌 시각으로 공정한 판정을 한다면 관중들이 얼마나 즐거워 하겠느냐"며 "불미스러운 일이 있어도 절대 흥분하지 말고 냉철하게 행동할 것"을 당부했다. 또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있었던 심판의 판정시비에 대한 일침도 잊지않았다. "국민적 스포츠로 발전한 프로야구를 진행하는 심판들이 루머에 휩싸였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있었던 판정시비를 떠올린 그는 "절대 그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섭 변호사는 （）의 법률 고문을 맡고 있는 야구광으로 팬의 한사람으로 평소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숨김없이 털어놓기 위해 강사로 참석했다. 1시간40분의 강의시간이 아쉬웠던 그라운드의 포청천들은 한결같이 "많은 도움이 됐다"며 "또 한번 기회를 만들 것"을 약속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