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규] 첫 실전배팅 부챗살타구 뿜어
기사입력 1997년 02월 12일 14시 55분
역시 최고의 신인이었다. 11일 괌 데데도구장에서 첫 `실전 배팅'을 한 신인 이병규（23）의 타구는 날카로운 포물선의 자취를 남기며 외야 구석구석으로 날았다. 이른바 스프레이 배팅이었다. 그동안 실내에서의 티배팅만을 지켜본 김용달타격코치도 이병규의 첫 실전배팅을 지켜본 뒤 기대한 만큼의 보람을 얻은 듯한 모습이었다. 시원한 저녁바람을 맞으며 푸른 그라운드에 우뚝선 이병규는 배팅볼 투수인 투수코치의 공을 부챗살을 펼치듯 골고루 받아쳤다. 김용달코치의 얼굴에는 이내 흐뭇한 웃음이 퍼졌다. "스윙스피드는 소문만큼 빠른 타자가 아니다. 그러나 팔로스윙은 현역 정상급 타자들 보다 낫다. 공이 쭉쭉 뻗어나가는 맛이 있다. 적은 힘으로도 멀리 공을 보낼수 있는 능력이 뛰어나다." `옥에 티'라면 백스윙이 부족한 것. 공을 기다리는 자세에서 팔을 지나치게 몸쪽으로 당겨놓아 힘을 받지 못하고 조준이 시원스럽지 않은 감이 있다. 첫 실전배팅을 치른 이병규 역시 적잖이 흥분한 표정. "티배팅만 하다가 오랜만에 타석에 서니 신이 납니다. 빨리 진짜 경기서 뛰고 싶어요." 공－수－주를 고루 갖춘 `팔방미인'이라더니 이병규는 벌써 넉넉한 점수를 따고 있다. 달리기와 외야 수비를 지켜본 코치마다 엄지를 치켜세웠고 들어 오는 볼의 구질대로 받아치는 타격재질 또한 칭찬받는다. 15일부터 강화되는 훈련을 소화하고 일본 에서 연습경기를 마치면 `진짜 프로'로 도약하게 된다. 세번째 우승 시나리오의 당당한 한 축을 짊어진 새내기 야수의 큰꿈도 쑥쑥 따라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