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이야기] 우리의 심리(2)
기사입력 1997년 02월 12일 14시 52분
자연의 섭리에 따르며 여유있고 순박하며 욕심없이 유유자적하게 어울려 사는 백의민족！
그러나 언제부턴가 우리는 이러한 자연과의 연결고리를 잃게 되었다. 일제가 침략하고 서구 합리주의가 밀려오고
전쟁 자본주의 독재 선진화 개발화의 와중에서 민족정신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우리에게 맞지도 않는 복잡한 서구의 정신체계가 우리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그후 우리는 조상들이 만들어낸 더욱 뛰어난 정신의 진리가 도처에 널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애인 양 서구의 정신을 주먹구구식으로 받아들이면서
그것에 부합하면 맞는 것이고 부합하지 않으면 틀린 것이라는 스스로의 방향 상실감에 빠지고 말았다.
그 결과 우리는 최근 서양으로부터 한국의 정신은 왜 그렇게 물질주의적이고 황폐했느냐는 질책까지 받기에 이르렀다.
그들을 따랐는데 오히려 비웃음만 받는 꼴이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우리의 심리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
비웃음을 받지 않기 위해서 라기 보다는 우리의 자신감과 줏대, 궁극적인 정신건강, 성숙, 효율적인 정신에너지 운용을 위해서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심리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내가 보기에 우리 심리는 주위에 있다. 내 안에, 자연에, 일상에 있다.
내 안에는 보이지 않지만 옛날부터 축적돼온 경험이 쌓여 있고 자연에는 영혼의 흔적이 새겨져 있으며 우리 일상에는 이 안팎이 조화롭게 어울리고 있다.
우리가 이것들을 솔직하고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붙잡을 수만 있다면 능히 우리의 심리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최근의 컴퓨터 통신에 많은 기대를 해본다. 그 안에는 우리가 일상에 쓰는 말이라든지 감각 등이 여과되지 않고 투영되기 때문이다.
또 은밀하게 무속인을 찾는 많은 사람들에게도 기대를 해본다. 그들은 눈에 보이는 합리성을 강조하는 서구 문화의 홍수속에서도 고집스럽게 비합리성, 초합리성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요즘 무속인을 찾는 경향은 더욱 확장돼서 용하다는 소문만 나면, 학자 작가 종교인 정치가 할 것 없이 몰려든다.
이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도 많지만 긍정적으로 평가할 점도 많다고 본다. 바로 초합리성에 겸허하게 의존하면서 자연의 섭리를 따르는 우리의 심리를 회복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일상을 자신있게 주장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 사회도 고유의 자연의 질서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