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2위 맥콜] 정신병인가 아닌가?
기사입력 1997년 02월 11일 19시 10분
【라스베이거스＝AP 특약】 올리버 맥콜（31．미국）은 정상인인가, 정신병자인가.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벌어진 WBC（세계복싱평의회） 헤비급 챔피언결정전서 기행（奇行）을 보인 올리버 맥콜의 정신상태를 놓고 미국내에서 뜨거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당시 WBC 헤비급 랭킹 2위자격으로 챔피언결정전에 나섰던 맥콜은 랭킹 1위인 레녹스 루이스（31．영국）와의 경기서 4회 들어 갑자기 정신 나간 사람처럼 싸울 생각은 하지않고 양팔을 아래로 축 늘어뜨린 채 링사이드를 배회해 팬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맥콜은 4회 종료 공이 울리자 자신의 코너로 돌아가지 않은 채 링사이드를 왔다갔다 하더니 급기야 울음까지 터트리는 한편의 희극을 연출했다. 5회 들어서도 그가 싸울 의사를 보이지 않자 주심이 경기를 중단시켜 루이스의 TKO승을 선언했다. WBC 호세 슐레이만 회장은 맥콜의 기행에 대해 경기직후 "맥콜이 신경쇠약 증세를 보인 것 같다"고 촌평했고 그의 트레이너와 매니저도 "맥콜이 제정신이 아니다"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복싱팬들도 맥콜이 경기후 인터뷰에서 "경기중 울음을 터트린 것이나 양팔을 늘어뜨린 것이 하나의 작전이었다"고 밝히자 "증상이 심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의료계에선 맥콜에게 별 문제가 없다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는 상태다. 맥콜의 정신상태를 감정한 네바다주 체육위원회 소속 의사인 로버트 보이 박사는 "그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타이틀전 하루뒤 맥콜과 면담한 정신과 전문의 레노라 페티는 11일 "그의 현재 정신상태는 양호하다"는 진단결과를 발표하면서 "그러나 앞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여운을 남겼다. 이같은 의료진의 판정에 힘을 얻은 맥콜은 "곧 훈련을 재개해 루이스와의 재대결에 나서겠다"고 호언장담하고 있지만 팬들은 여전히 맥콜을 못믿겠다는 반응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