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교] 3점포 대왕
기사입력 1997년 02월 11일 18시 56분
"3점슛 타이틀만큼은 용병에게 내줄 수 없다." `원조 3점슈터' 정인교（28．나래）가 FILA배 97프로농구 초반부터 트레이드 마크인 3점포를 활짝 열어젖혔다. 정인교는 8개팀이 나란히 4게임씩 소화한 10일 현재 3점슛 19개를 터뜨려 당당히 이 부문 선두로 떠올랐다. 프로 개막후 개인 득점 81점 가운데 70.4％인 57점을 3점슛으로 올린 것이다. 96∼97농구대잔치서 게임당 4.85개의 3점슛으로 이 부문 1위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해도 전혀 변함이 없다. 정인교는 나래의 전신인 산업은행 시절 하위권을 맴돌던 팀성적과는 달리 득점과 3점슛에서 항상 상위에 랭크됐던 고감도 슛감각의 소유자. 프로 무대에선 칼레이 해리스와 제이슨 윌리포드 등 이방인 동료의 가세로 운신의 폭이 넓어져 바스켓을 흔들어 대고 있다. 정인교의 뒤를 쫓아 `토종 슈터'의 자존심을 살리고 있는 주인공은 나산의 슈팅가드 김상식（29）. 15개의 3점슛을 쏙쏙 꽂아 넣어 이 부문 2위다. 이밖에도 3점슛 5걸에는 （12개．4위）과 김희선（11개．5위） 등이 진입했다. 동양의 재간둥이 토니 매디슨은 14개（3위）의 3점슛을 성공시켜 용병 가운데 유일하게 5위안에 들었다. `특급 도우미'는 `농구 10단' 허 재（32）. 재치있는 드리블링과 넓은 시야를 앞세워 27개의 어시스트를 기록, 선두를 달리며 기아의 4연승을 이끌었다. 팀동료인 （25개）와 제럴드 워커（23개）가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득점과 리바운드 부문에선 용병의 독무대. 슛에 물이 오른 이 112점을 작렬시켜 공동 7위에 올랐을 뿐 `득점 톱10' 전원이 외국인 선수로 채워진 것. 16명 용병 가운데 유일한 백인인 에릭 이버츠（나산）가 지난 4일 삼성전에서 52점을 몰아넣은데 힘입어 1위（147점）에 자리매김했다. 리바운드 순위에선 그나마 `단군자손'이라고는 전혀 찾을 수가 없다. 49개의 제이슨 윌리포드（나래）가 기아의 클리프 리드（48개）와 현대의 토드 버나드（47개）를 따돌리고 `리바운드 왕자'에 등극했다. SBS의 제럴드 워커는 23개의 가로채기를 따내 `으뜸 대도（大盜）'로 명함을 내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