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국] 안타왕 조준
기사입력 1997년 02월 11일 18시 33분
억대 연봉타자의 활약 정도는? 어느 구단이고 연봉협상때 안게 되는 고민거리다. 올해 롯데 최초로 1억원을 받는 （31）은 이렇게 말한다. "전경기 출전은 필수고 3할타율과 100안타 이상은 기본이다." 작년 은 이 말을 그대로 실천했다. 11일 오전 6시, 어둠이 막 걷힌 호주 브리즈번 공항에 첫발을 내디디며 세운 전지훈련 목표도 다르지 않다. 작년 작성한 타율 3할2푼1리와 143개의 안타를 갱신하는 것이다. 특히 최다안타에 대해선 애착이 크다. 7년연속 100안타 이상을 때리며 쌓인 노하우로 타이틀도 겨냥한다. 올시즌도 3,5번을 칠 확률이 높아 안타양산엔 안성맞춤이다. 그러나 할 일이 한가지 더 늘었다. 팀내 최고참 타자라는 달갑지 만은 않은 `감투' 탓이다. 전지훈련 동안 신바람을 일으켜야 하는 게 최고참 타자의 몫이다. 팀 최초의 `억대타자'라는 책임도 무겁다. 구단 기대에 부응해야 하고 후배들에겐 `연봉드림'을 심어줘야 한다. 롯데는 연봉을 12개월로 분할 지급한다. 지난달 26일 재계약한 그의 은행구좌엔 하루 뒤 제반 세금을 뺀 805만원이 입금됐다. 웬만한 기업체 사장보다 많지만 은 아내로부터 입금액을 전해듣고는 "그것 밖에 안돼?"하고 되물었다. 연봉 1억원은 `끝이 아니고 시작이다'는 뜻에서 였을까?. 롯데가 4년째 전지훈련지로 택한 골드코스트는 `황금'이란 뜻이 있다. 훈련장의 야자수조차도 낯이 익을 법한데 은 두리번거렸다. 억대 연봉선수로 등록해 비로소 `황금 캐는 선수'로 다시 찾아 왔다는 느낌 때문인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