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Y파일] NG외치던 강우석 감독
기사입력 1997년 02월 11일 15시 20분
지금은 영화감독보다 제작－배급자로 더 유능한 솜씨를 발휘하고 있는 충무로의 실세가 바로 강우석 감독이다. 그는 `달콤한 신부들'로 데뷔해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미스터 맘마' `투캅스'를 연출했고,
제작－배급자로는 `투캅스 1, 2' `마누라 죽이기' 그리고 현재 개봉중인 `초록물고기'에 손을 댔다.
사실 어느 한가지도 으뜸이 되기 힘든게 세상일인데 두가지를 병행하면서도 제몫을 다하는 것을 보면 `역시 강우석'이란 말이 나올 법하다.
하지만 이런 강감독도 연출과 제작을 병행하면서 어려움이 많았다는 것을 토로한 적이 있다.
`투캅스'를 찍을 때의 일화. 배우들은 한참 연기에 몰입해 있고 강감독도 좀더 나은 화면을 위해 NG를 연속해서 불렀다고 한다.
약간 짜증이 난 강감독. "자, 좀 쉬었다 합시다." 그리고는 화장실에 가 담배를 한 모금 피워 물었는데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에 연출자와 제작자의 두 모습이 번갈아 오버랩이 되는 것이 아닌가.
그 순간 자신의 뺨을 힘차게 때리며 이렇게 말했다. "우석아, 넌 지금 제작자의 마인드로 가야 해. 그만 OK놓고 제작비 아끼자！"
왜 이런 장면을 `투캅스'에 삽입하지 않았는지 모를 일이다.
이런 강감독이 `초록물고기'의 시사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재미있는 멘트를 했다.
"기자 여러분, 사실 `초록물고기'를 제작하면서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헌데 여러분의 반응이 너무 좋아 제가 삼겹살을 대접하려던 계획을 등심으로 바꾸겠습니다."
재치와 유머가 넘치는 이 말에 그 자리에 참석했던 모든 사람들이 파안대소했다.
하지만 적수는 있는 법. 바로 영화배우 에게 한방 먹었는데 그 내용이 걸작이다.
이 한 TV프로에 출연하면서 자신의 팬이라는 남학생과 강감독이 만나는 장면을 연출했다.
TV카메라가 돌아가고 그 남학생은 천하의 강감독을 만난다는 사실에 바짝 긴장하고 있는데 이 이런 멘트를 했다.
"학생, 여기 그 유명한 강사장님이야, 인사해."
그방의 온도가 갑자기 영하로 내려갔음은 당연지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