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불량스키 요주의
기사입력 1997년 02월 10일 17시 36분
"당신의 스키에는 고유번호가 찍혀있습니까?" 고유번호(Serial Number)가 없는 `유령 스키 플레이트'가 시중에 나돌고 있어서 스키를 구입할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10일 스키판매업계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일부 메이커의 스키 플레이트 중 고유번호가 찍히지 않은 `하자품'들이 비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국내로 반입돼 팔리고 있다는 것. 이같은 하자품들은 가격이 비교적 싼 초－중급자용 스키에서 자주 발견되고 있는데 특히 비시즌 세일에 대비해 요즘 집중적으로 국내로 반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랜드에 따라 플레이트의 위나 옆에 4∼6자리의 숫자와 알파벳이 조합되어 찍혀있는 고유번호는 품질보증서와 같다. 제조사가 상품을 유통시키기 전에 눈에 보이는 하자는 물론 강도, 밸런스, 무게 뒤틀림 등을 정밀 측정해 합격한 제품에만 고유번호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즉 고유번호가 없는 플레이트는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잃은 `실패작'. 이 같은 실패작 중에는 결함이 매우 미세해 스키를 오래 탄 전문가가 아니면 느낄 수 없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잘못 만들어진 플레이트로 스키를 타는 것은 마치 휠밸런스가 맞지 않는 자동차를 타는 것과 같다. 스키 기술이 늘지 않을뿐 아니라 사고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스키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별로 힘을 주지 않았는데도 스키가 부러지거나 사용한지 얼마 안된 스키의 에지가 들뜨고 뒤틀렸다면 고유번호 유무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유령 스키'를 유통시키는 주범은 일부 수입상. 고유번호가 없는 스키는 정상제품과는 비교도 안될만큼 값이 싸 이를 정상 가격에 팔 경우 이윤이 매우 커지기 때문이다. 심지어 `1t에 얼마' 하는 식으로 무게를 달아 사들이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소비자들이 고유번호에 대한 인식이 없는 것을 이용해 엉터리 스키를 팔아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스키를 10년 이상 오래 탄 사람중에서도 스키를 구입하면서 고유번호를 확인하는 경우는 드물다. 스키전문가들은 "이처럼 하자품이 나도는 이유는 국내 스키시장이 최근 몇년간 폭발적으로 커진데 비해 스키문화는 아직도 원시 상태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라며 스키어들의 경각심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