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그] 박희상 KAL 대들보
기사입력 1997년 02월 10일 17시 24분
`미스터 KAL' 박희상(朴喜相．26．대한항공)의 날갯짓이 하늘을 찌를 기세다. 박희상(1m90)은 배구협회가 10일 발표한 97한국배구 슈퍼리그 남자부 개인성적 중간집계에서 공－수 전부문에서 모두 상위권에 올라 대한항공 돌풍의 일등공신임을 입증했다. 공격종합 3위, 시간차공격 3위, 오픈공격 4위, 이동공격 6위, 서브리시브 5위, 공격리시브 7위…. 공격종합 1위인 (삼성화재)이 공격전문 선수라면 박희상은 배구의 모든 부문에 능한 전천후 선수인 셈이다. 대한항공이 3차대회 진출의 갈림길이었던 9일 LG화재전에서 풀세트 접전승을 거두고 벼랑끝에서 탈출한 것도 그의 활약 덕분이었다. 대한항공은 홍익대 상무 한양대 전을 남겨두고 있어 현대차써비스 고려증권과의 2경기를 앞둔 LG화재에 비해 3차대회에 오를 수 있는 6강진입이 한결 수월한 입장이다. `박희상이 감기에 걸리면 대한항공은 독감을 앓는다.' 이같은 우스갯소리는 박희상의 팀내 위치를 단적으로 나타내는 말이다. 9일 LG화재전의 배구기록표를 보면 그는 총 216차례의 팀공격 중 68개를 맡아 처리, 31.5%의 공격점유율을 기록했다. 그는 수비의 핵심인 서브리시브에선 두사람 몫을 해내야 한다. 세터토스를 제외한 총 102개의 서브리시브 가운데 45개가 그의 손을 거쳐갔다. 팀 서브리시브의 반(44.1%)을 혼자서 처리한 것이다. 이같은 `박희상 원맨쇼'는 LG화재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대한항공이 치른 경기의 공－수 기록 중 30∼40%가 그의 몫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