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감놀이] 이색굿판 벌어진다
기사입력 1997년 02월 10일 16시 29분
"굿도 보고 점도 치세요." 설을 맞아 한 해의 평안을 비는 재수굿을 하며 관객들의 점도 쳐주는 이색공연이 마련된다. 지난해 인간문화재로 지정된 만신 김유감(76)씨가 11일부터 대학로 문화예술관 서울두레에서 펼치는 서울굿 `대감놀이'가 화제의 공연. (매공연 오후 7시) 굿으로는 이례적으로 일주일간 장기공연을 갖는 점도 눈길을 끈다. 대감놀이는 신장대감, 군웅직성대감, 상산대감, 터줏대감 등 탐욕이 많은 대감들을 불러 갖가지 재주를 보여주는 서울굿 열두 거리 중 하나. 각 대감마다 노래와 사설, 공수가 따로 있고 볼거리가 풍부한데다 풍자도 질펀해 중부 이북지역 재수굿의 백미로 꼽힌다. 이번 공연에서 김씨는 굿과 점은 물론 명잔 복잔의 술을 나누어 주고, 복을 불러들이는 계면떡을 나누어주거나 개개인의 소망을 담은 소지도 올릴 예정이다. 새해를 맞아 관객과 교감을 나누는 열린 굿판, 옛날 마을에서 풍성하게 열리던 잔치 분위기를 만들자는 뜻이다. 김씨는 해방 이전인 일곱 살 때 신이 내렸고 옛 법도를 제대로 배워 `구만신'으로 불리는 명인. 나라만신으로 이름이 높던 친어머니 반승업으로부터 내림굿을 받고 모든 예능을 물려받았는데, 춤사위와 목구성이 특히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그의 대감놀이는 그 규모나 신명, 예능의 수준 면에서 당대 최고로 대접받는다. (02) 3673-296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