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이성재4단●권효진초단
기사입력 1997년 02월 10일 16시 24분
제7보(131∼164)＝전에 언급했지만 박승문 3단에 대해 잠시 지면을 빌려 소개한다. 박 3단이 88년 아마 10강전에서 입상(5위), 바둑계에 명함을 내민 뒤 곧바로 다음해(89년) 그 험난한 입단의 관문을 너끈히 통과,
불과 1∼2년 만에 프로에 대뷔할 수 있었던 것은 말할 나위없이 매형인 권갑용 6단의 하드 트레이닝이 있었기 때문.
물론 권 초단 역시 예외는 아니다.
프로의 산실이라 일컫는 `권갑용 바둑도장'은 여류를 포함해 숱한 프로 제자들을 양성해온 곳. 그곳에서 `명 조련사'로 통하는 권 6단의 지극한(?) 보살핌이 있었기에 당시(89년) 아마강자들이 득실대던 입단대회에서
기적으로까지 여겨졌던 박 3단의 입단이 가능했다는 후문.
결국 `권갑용 패밀리'를 구성할 수 있었던 것도 권 6단의 지극한 땀의 결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흑 31로 지킨 시점에서 형세는 어떤가. 흑이 미세하게 앞서 있는 국면이라 했는데 덤을 제하고 반면 2∼3집 정도라 한다.
그렇다면 큰 변수가 없는 한, 즉 흑이 눈에 띄는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프로의 세계에서 그 승부차는 좀처럼 좁혀지기 힘든 차이다.
백 32∼40까지 기분좋은 선수 끝내기를 거쳐 백 42 건너붙임. 보통 52에 막는 것이나 선수를 뽑으려는 요량. 백 44에 손빼고 흑 45로 중앙을 지킨 것은 이견이 있었다.
두텁긴 하지만 그냥 좌하귀 쪽이 낫다는 평. 45 쪽은 한 수로 모양을 갖추기가 어려운 만큼 백도 두기 거북한 곳이라는 것이 그 이유.
어쨌든 백은 흑 47에 손이 머뭇거리다 54까지 좌하쪽을 택했는데 백 1∼9까지 정돈하고 싶은 유혹을 받은 듯. 그러나 역시 흑 10．12를 허용하면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