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매달 14일은 연인의 날
기사입력 1997년 02월 09일 15시 30분
`매달 14일은 연인의 날'.
최근 매달 14일이면 이성친구와 특별한 이벤트를 갖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밸런타인데이가 소개된 이후 화이트데이, 블랙데이가 유행하더니 이제는 아예 매달 독특한 의미를 가진 기념일이 생겨나 유행하고 있는 것.
1월 14일은 한해 계획을 세운다는 의미에서 예쁜 수첩을 선물하는 다이어리데이로 통하고 있으며 5월 로즈데이, 6월 키스데이
7월 실버데이, 8월 뮤직데이, 9월 포토데이, 10월 와인데이, 11월 무비데이, 12월 머니데이 등 달마다 재미있는 뜻을 가진 기념일들이 정해져 있다.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를 통해 서로 사랑을 고백한 연인들은 5월이 되면 상대방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확실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5월의 로즈데이.
이날 주고 받는 장미의 색깔은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어 흰장미는 이별, 노란장미는 우정, 빨간장미는 사랑을 뜻한다고.
로즈데이에 빨간장미를 주고받은 연인들은 키스데이인 6월14일에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정열적인 키스를 한 뒤, 7월의 실버데이에 은으로 된 반지를 주고 받으며 장래를 약속한다.
이후의 기념일들은 커플의 사랑을 돈독히 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8월의 댄스데이에 나이트클럽에 가서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춘 뒤, 9월 포토데이에 추억에 남을 만한 근사한 사진도 함께 찍는다.
가을이 깊어지는 10월에는 가볍게 와인을 기울이며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고 11월의 무비데이에는 조금은 낮뜨거운 야한 영화를 본다는 것.
이렇게 한해를 무사히 사귀어 온 커플들은 남자가 여자에게 돈을 팍팍（?） 쓰며 봉사하는 12월14일의 머니데이로 한해를 끝내게 된다고.
최현정양（19． 1년）은 "2∼3년전부터 하나둘씩 알려지기 시작한 기념일들이 이제는 신세대들 사이에서 월례행사처럼 정착돼 가고 있다"며
"남자친구와 기념일들을 꼬박꼬박 지키며 지난 1년을 지내다 보니 이제는 헤어질 수 없을 만큼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이런 기념일들에 대해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에서 생겨난 것이라는 일부의 지적이 있기도 하지만 마땅히 즐길 만한 이벤트가 많지 않은 현실에서 뜻깊은 추억을 만들려는 신세대 커플들의 자구책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