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래블루버드] 공포의 외인구단
기사입력 1997년 02월 09일 15시 26분
`행운의 파랑새' 원주 나래 블루버드가 힘차게 비상（飛翔）을 시작했다. 나래는 8일 벌어진 경기서 2연승을 달리던 강호 안양 SBS 스타즈를 118대107로 완파, 프로농구 출범후 최대의 파란을 일으켰다. 나래는 올시즌 개막전에 광주 나산 플라망스와 함께 `2약'으로 꼽혔던 팀. 반면 SBS는 부산 기아 엔터프라이즈와 함께 강력한 원년 챔피언 후보로 평가받았었다. 나래는 이날 승리로 지난 2일 대구 동양 오리온스와의 첫경기서 111대120으로 패한 이후 파죽의 3연승을 달렸다. 대전 현대 다이냇, 광주 나산 플라망스, 안양 SBS 스타즈가 차례로 `나래돌풍'에 희생됐다. 나래는 해체된 한국은행과 해체 일보직전의 산업은행 선수들을 인수, 출범한 팀. 한국은행과 산업은행은 아마시절 실업팀은 물론 같은 금융의 기업은행에 조차 `동네북'처럼 얻어맞으며 단골로 최하위를 다퉜었다. 나래의 주축인 정인교 강병수 장윤섭 김상준 등은 모두 `눈물젖은 빵'을 먹었던 선수들. 그러나 프로가 출범하며 음지와 양지가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나래의 최대 강점은 국내선수와 용병의 완벽한 콤비네이션. 프로농구 최고의 3점슈터로 자리잡은 정인교와 용병 센터 제이슨 윌리포드는 개막 이래 꾸준히 주득점원 역할을 하고 있고 용병 포인트가드 칼레이 해리스가 나산과의 3차전부터 괴력의 돌파력을 이용한 득점력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여기에 `식스맨' 장윤섭이 `해결사' 역할까지 훌륭하게 해내는 등 팀워크와 정신력에서 상대를 압도하고 있다. 용병의 활약과 무명선수들의 무서운 변신은 만화와 영화로 한때 장안에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공포의 외인구단'을 그대로 연상시킨다. 나래는 올시즌 4게임에서 424점을 기록, 게임당 106점의 높은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는 3연승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기아의 103.7점을 능가하는 것. 농구전문가들은 뛰어난 조직력을 이용한 나래의 `공격농구'가 당분간 상당한 위력을 떨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