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이야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지신것 같이(1)
기사입력 1997년 02월 09일 15시 05분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지신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주기도문의 이 귀절을 떠올릴 때마다 의문에 사로 잡히곤 한다. 뜻이 하늘에서 어떻게 이루어졌다는 것이고, 땅에서 이루어짐은 어떻다는 걸까?
이를 나는 이렇게 상상해 보았다.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은 영혼의 세계를 완성했다는 것이고, 땅에서도 그 뜻이 이루어짐은 땅위에서의 삶 또한 영혼의 삶 같은 형태를 이루는 것이라고….
그렇다면 영혼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어떤 자연의 변화에 의해서도 침범받지 않는 생명의 세계일 것이다. 46억년전 지구가 탄생했을 때 이 땅에는 오랜 세월에 걸쳐 원시 생물이 출현했다.
그러나 그 원시 생물은 험난한 자연계에서 오래 버티지 못하고 곧 스러져 버렸다. 원시 생물은 오랜 세월에 걸쳐 다시 태어나곤 했다.
그러면서 그 원시 생물은 자신은 죽어가지만 자기와 똑같은 생물을 새롭게 탄생시키는 비법을 탄생시켰으니, 바로 자손을 낳는 자기 복제의 방법이다.
그러나 그 방법도 험난한 자연계 앞에서는 맥을 못추고 스러지고 멸종하곤 했다. 그러다가 생물체가 드디어 어떠한 자연의 변화 앞에서도 견디는 생명의 형태를 발견했으니 그것이 바로 영혼이다.
영혼은 빙하기나 화산 폭발 등 어떠한 자연의 변화에 의해서도 멸망하지 않고 다음 세대로 생명을 이어줄 수 있는 힘을 가졌다.
이러한 생명의 형태를 발견했다는 것은 그야말로 경하할 일이었다. 생명체는 드디어 자신들 생명의 영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그 영혼의 세계라는 불가사의한 업적을 이룬 존재를 우리는 신이라 부르며 무한한 칭송을 바쳤다. 그러나 그 영혼은 땅위에서 자신의 자리를 잡기는 힘들었다.
땅에서는 워낙 많은 위험과 알 수 없는 변화가 도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혼은 땅 위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하늘에서 자리를 잡게 되었다. 생명을 영속하려는 모든 생명체의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나 영혼은 자신과 같이 어떠한 변화 앞에서도 불변하는 생명체를 땅위에서도 이루고 싶었다. 하늘에서 영생하는 삶은 반쪽짜리 삶으로 그것은 진정한 영생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혼들은 땅위에 강한 영혼들을 보내어 그 뜻을 이루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