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Y파일] 박상민 '일본서의 술타령'
기사입력 1997년 02월 09일 14시 50분
영화 `깡패 수업'을 촬영하는 일본 현지. 89년에 영화 `장군의 아들'로 데뷔했지만 해외 촬영은 이번이 처음인 （손해구 역）. 그렇기에 꿈에 부풀었으나 두 달간을 촬영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은 못내 섭섭하기만 하다.
도착하는 날부터 신주쿠, 아카사카, 우에노, 고하와 등등 일본을 휘젓고 다니지만 모두 촬영 때문. 도통 자신의 시간을 뺄 수가 없다. 참다못한 . 김상진 감독을 붙들고 늘어진다. "모처럼의 해외 촬영. 일본을 좀 봐야 할 것 아닙니까? 시간 좀 달라구요！" 그러나 김감독. 의 불평에는 아랑곳 없이 촬영 스케줄을 잡고 있다. 불만이 가득한 . "감독님！ 이제 구경은 포기했습니다. 대신 이국 땅에서 한잔하고 싶다 이겁니다. 이 얼마나 소박한 꿈입니까? 이것도 안됩니까?" 그런데도 의 염원은 끝내 이루어지지 못했고 어언 55일을 맞은 막바지 촬영. 앞으로 5일만 더 촬영을 하고 한국으로 바로 뜰 것이란다. `안돼！' 은 며칠 남지 않은 일정에서 술 한잔이라도 해야만 했다. 좀처럼 다가 오지 않는 기회. 그러나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그 날이 자연스럽게 다가왔다.
"내일 촬영은 신주쿠 시내 술집신이야. 거나하게 마시고 있는데 야쿠사들이…." 은 더 들을 것도 없다. 촬영 끝나고 차려진 소품에다 곁들여 마시면 되는 것이기에 달리 신경을 쓸 일도 없다. 촬영이 끝나자마자 술자리 한가운데를 차지 할 수 있었던 . 근 두달간 굶은 술을 하루에 쫑（終）내려구 테이블로 달려든다. 그런데 어랍쇼. 일본인 스태프들이 술병과 술잔을 들어 나르는 것이 아닌가? "어어, 야 인마！ 내 술！ 어디 가져가는 거야?" 큰 소리에 놀라는 일본인 스태프 한사람. `투덜투덜' 표정이 심상치 않다. 통역이 일본인 스태프가 투덜 댄 내용을 일러준다. "이건 소품이라 촬영 끝나서 더 이상 손댈 수 없다는데요?" "야아아！ 돈으로 환산해 주면 될 것아냐！ 얼마면 돼? 56일만에 모처럼 찾아온 기회야！ 짜샤！ 도대체 얼마냔 말야！" 펄펄 뛰는 과는 달리 고개를 갸웃거리는 스테프, 통역을 통해 한마디. "이상한 한국 사람이네. 새것 사다 마시지 왜 헌것 마시려구 그러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