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버는아이디어] 대행업
기사입력 1997년 02월 09일 14시 50분
`대행업'이란 분야가 아르바이트에서 랭킹 순위에 상위로 박혀 있는 게 일본이다. 대개 회사일이 끝난 저녁 시간 이후에 또는 학생들의 수업이 끝난 오후 아니면 주말의 한가한 시간대에 이루어진다. 우선 일반적으로 인기가 있는 게 `운전대행'이다. 일본의 경우 전국에 3천개 회사가 있을 정도로 고객 수가 많다. 주로 밤에 술을 마신 사람들의 운전을 대신 해주는 것으로 방식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마찬가지. 1년에 2천만원 정도의 부수입이니까 시간당 아르바이트 요금으로 따지면 한달에 약 200만원씩, 하루에 약 5∼6만원이며 하루 한두건 정도이다. 그러면 시간당 2∼3만원. 일본돈으로 계산하면 3∼4천엔으로 고액 아르바이트다. 술을 먹은 사람에게서 받는 술취한 돈이라 높은 건 당연하다.
요즘엔 운전대행 회사에 주부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려 등록하는 경우도 많을 정도다. 그녀들이 남자보다 인기가 있는 건 당연지사. 남편들의 허락하에 이루어지는 아르바이트로 부부가 같이 벌지 않으면 힘든 일본의 현실을 보여 주는 예이다.
남의 얘기가 아니고 지금 우리에게 밀어닥치고 있는 실상이기도 하지만…. 상위 랭킹에 낀 대행업 중에 또 하나는 사진에서 보듯 `자동판매기의 자리 찾아주기 대행'이다. 자동판매기（음료）는 한때 놓기만 하면 한가족이 먹고 살았던 시대가 있었다. 그래서 신청할 만한 사람들은 다 신청해서 동네마다 빽빽하게 놓여 있다. 그러다 보니 이 `자리찾기 대행'이란 부업이 생겨난 것이다. 그（또는 그녀）들은 부지런히 시내－외를 훑어 보고 아직도 놓여질 가치가 있는 `구멍'들을 찾아내는 게 일이다. 마치 신문보급소 직원들이 자기네 신문을 하나 더 봐달라고 가가호호 방문하는 식이다. 장소 주인에게 허락받는 게 가장 큰 곤혹이다. 아무리 좋은 `구멍'이라도 임자가 싫다면 `땡'이다. 그걸 어떻게 설득해 나가는가 하는 것이 이 아르바이트의 관건. 이 일에도 여자들이 많이 뛰고 있는데 그것은 사교에 여자가 더 잘 먹힌다는 점을 말해 준다. 역시 1년에 2천만원 정도의 고수익 아르바이트에 속한다. 요즘은 담배와 음료만이 아니라 성인 섹스기구, 성인 비디오, 성인 잡지들까지 자동판매기 체계가 되어 있어 잘 안보이는 어두운 곳까지 자리찾기 싸움이 치열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