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 해외파 는다
기사입력 1997년 02월 06일 15시 42분
올들어 운전면허시험에 도로주행이 추가되는 등 운전면허 따기가 어려워지자 해외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면허따기가 국내보다 수월한 해외에서 운전면허를 딴뒤 국내의 면허시험장 국제면허신청 창구를 찾아 운전면허를 발급받는 방법을 택하고 있는 것. 양희숙씨（27．여．회사원）는 "지난 95년부터 학원에 다니며 면허시험을 치렀으나 필기는 물론 실기에서도 여러번 떨어져 최근 중국에서 운전면허를 따 국내운전면허로 바꿨다"면서 "학원동료들 가운데 상당수가 이런 방식으로 운전면허를 따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해외운전면허파들은 나이가 많거나 업무상 바빠 학원다니기는 물론 시험날짜를 맞추기 어려운 직장인들이 대부분으로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국가와 남미의 등이 이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중에 해당국에서 정작 시험은 치르지 않은 채 운전면허만 발급받는 불법적인 `운전무능력자'가 상당수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경찰은 지난해 브로커를 통해 중국과 에서 운전면허증을 불법 취득한 5명을 적발했었다. 경찰청 외사과 최종덕 경위는 "올들어 동남아나 남미 등의 후진국에서 운전면허를 땄다며 국내운전면허를 신청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이중엔 브로커를 통해 운전면허를 구입한 사람들이 포함돼 있겠지만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일부 후진국의 경우 면허발급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면 면허증을 발급해 준다는 것이다. 이런 나라에서 불법으로 면허증을 발급받아 국내면허를 신청할 경우 경찰은 심증이 가더라도 해당국들이 국가위신 때문에 수사협조를 적극적으로 해주지 않아 적발해내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또 해외불법면허취득자들은 면허응시를 가장하기 위해 현지를 관광하거나 브로커에게 여권을 맡겨 출입국날인을 위조하는 등의 방법을 써 법망을 교묘히 피해 나가고 있다. 브로커들은 불법면허를 발급해주는 대가로 150만∼200만원을 받고 있으나 50만원을 호가하는 운전학원 등록비용과 학원이나 면허시험장에 여러번 왔다갔다 하는 번거로움을 감안할때 해외불법면허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없지 않다.
